일본 기자 우에무라 창원 강연서 역사 직시한 청년들 교류 강조

젊은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도로 일본 내 우익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우에무라 다카시(61) <주간금요일> 사장 겸 발행인·한국가톨릭대 명예교수(전 아사히신문 기자)는 한일 관계를 회복하려면 양국 젊은 저널리스트 교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지난 15일 경남도민일보사 3층 강당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와 일본 언론문제'를 주제로 한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경남도민일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 시민모임'이 주최했다.

그는 지난 1991년 8월 11일 자 아사히신문 오사카 본사판에 한국에서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청취조사를 시작했다는 기사를 첫 보도했다. 이후 3일 뒤인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였음을 공개 증언했다. 한국 언론뿐만 아니라 일본 홋카이도 신문 등이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기사로 썼다.

하지만, 그는 최근 역사 수정주의 세력의 표적이 돼 버렸다. 일본 내 보수 언론들이 같은 보도를 했지만, 그가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끌려갔다고 기사를 써서 홍보가 됐다는 공격을 당했다. 2014년 2월 일본 대형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 등의 보도('위안부 날조 아사히신문 기자가 아가씨들의 여자대학 교수로' 기사)가 공격의 계기가 됐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아사히신문 지국장 시절 협박편지를 많이 받았다. '매국노 나가라', '날조 기자'라는 내용이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만화책에도 나를 공격하는 내용이 실렸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용기 있게 피해 증언을 한 것이다. 2014년 4월부터 고베대학 저널리즘 교수로 임용될 예정이었는데, 대학에도 공격이 가해져서 어쩔 수 없이 임용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2015년 2월에는 딸을 죽인다는 협박장도 받았다.

▲ 우에무라(맨 오른쪽)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지난 15일 경남도민일보사 3층 강당에서 '일본군 성노예와 일본 언론문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 우에무라(맨 오른쪽)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지난 15일 경남도민일보사 3층 강당에서 '일본군 성노예와 일본 언론문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그는 기사와 관련해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6년에는 〈나는 날조 기자가 아니다〉라는 책을 일본, 한국에서 잇따라 냈다. 역사 수정주의자들은 우에무라 씨뿐만 아니라 위안부 문제를 기술한 역사 교과서를 사용했다며 나다중학교 등에 항의했고,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한 아이치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그 후' 전시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새로운 한일 관계를 위해 일본이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가 한일공동선언을 한 것처럼 정치 지도자끼리 상호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본인들이 역사를 배우고, 역사를 직시해야 하고, 내셔널리즘을 넘은 인권의식, 인도주의적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저널리스트 교류로 역사 인식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부터 언론인을 목표로 하는 한일 학생이 함께하는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그는 "저는 젊은 저널리스트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일 양국에서 기자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서로 교류하며 친구가 돼야 한다. 2017년 언론인을 목표로 하는 한일 학생 포럼을 서울, 경기도에서 했다. 위안부 할머니가 계신 나눔의 집도 찾아갔다. 이옥선 위안부 할머니 얘기를 듣고, 일본 학생이 울었다"고 했다.

작년 포럼에서는 전 히로시마 시장이었던 히라오카 씨를 한일 학생들이 인터뷰했다. 전 시장은 히로시마는 원폭 피해를 입었지만, 아시아 침략 때문에 그런 일을 겪었다며 아시아 침략에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진짜 서로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세대를 키워나가야 한다. 내년 포럼은 일본 규슈에서 열린다. 양국 학생들은 조선인 강제 노동문제를 탄광 등에서 배울 예정이다. 과거를 직시하고 비극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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