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알리고 후원금 모금 목적
총선 출마 예정자들 행사 열어
내년 1월 15일까지 줄이을 듯

마치 '봇물'이 터진 듯하다. 내년 4·15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남지역 총선 출마 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지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여영국(55·정의당·창원 성산) 의원은 22일 오후 6시 30분 창원대 종합교육관(85호관)에서 <여영국의 만인보(萬人步)> 출판기념회를 연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낸 황인성(66) 전 수석은 23일 오후 3시 30분 사천시 삼천포실내체육관에서 <황인성의 소명> 출판기념회를 연다. 황 전 수석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입당과 함께 내년 총선 사천·남해·하동 선거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남현(43) 더불어민주당 마산합포구 지역위원장도 23일 오후 1시 30분 마산합포구청 대회의실에서 <나라다운 나라, 마산다운 마산> 출판기념회를 연다. 오는 27일 오후 4시 진해구청 대강당에선 황기철(62) 민주당 진해지역위원장(전 해군참모총장)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책 제목은 <바다 위에서 새벽을 보다>.

거제시 대외협력관으로 봉사하며, 거제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이기우(71)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28일 오후 6시 거제실내체육관에서 두 번째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창원 의창구 출마 예정인 김순재(54) 전 동읍농협 조합장은 오는 12월 7일 오후 2시 창원대 종합교육관에서 <철없이 열심히도 살았다>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앞서 사천·남해·하동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하영제 (65)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도 지난 12일 오후 사천시 삼천포실내체육관에서 <민선자치시대 지역주민이 주인이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창원 의창구 출마 예상자로 꼽히는 김기운(59) 민주당 의창지역위원장도 지난달 25일 창원 문성대 체육관에서 <의창에는 김기운이 있습니다> 출판기념회를 겸한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총선을 앞두고 이처럼 출판기념회가 몰리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홍보하고 책 판매 수익금 명목으로 후원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는 시기는 선거일 90일 전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오는 2020년 1월 16일부터는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두 달 동안 출판기념회를 치르려는 입후보 예정자들의 발걸음이 더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출판기념회가 여전히 책값을 명분으로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모으는 수단으로 악용돼 행사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개 출판기념회 책값은 권당 1만 5000원 안팎. 하지만, 책값만 정확하게 내고 책을 가져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적게는 5만 원, 많게는 5만 원권 여러 장을 편지 봉투에 담아 주최 측에 전달한다. "이만큼 성의를 표시했으니 당선되면 잘 봐달라"는 신호로 읽히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해 정종섭(자유한국당·대구 동구갑) 의원은 지난해 8월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1인당 1권으로 판매 제한, 정가 이상 판매 금지, 행사 후 30일 이내에 수입·지출 명세 회계보고 의무화, 출판기념회 개최 사흘 전까지 관할 선관위 신고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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