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고성·욕설로 대치 잇따라
업자들 거센 반발로 설치 못해
시-업자 22일 전 만나 협의키로

창원시가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에 15일 다목적 CCTV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또다시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창원시는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직원 200여 명을 동원해 집결지 입구에 CCTV 3개를 설치하려고 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업자 수십 명은 고성과 욕설로 거세게 반발했다. 이어 오전 10시 30분께 집결지 맞은편 남성파출소에서 창원시 관계자와 업자 등이 면담을 했고, 22일 전에 한 차례 만나 협의하기로 하고 CCTV 설치는 연기했다. 창원시는 지난달 30일에도 집결지에 CCTV를 설치하려다 업자들의 반발로 중단한 적 있다.

창원시 시민안전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창원시는 반드시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업자 쪽에서 일주일 정도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고, CCTV 설치 위치나 비추는 방향 등에 대해 요구사항을 가져오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인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업자는 "CCTV를 설치하더라도 집결지 길목 안쪽으로는 비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일하는 여성들도 인권이 있다"고 말했다.

▲ 업주들의 거센 반발로 CCTV 설치가 무산되었다. /박일호 기자
▲ 업주들의 거센 반발로 CCTV 설치가 무산되었다. /박일호 기자

이날 오전 약 2시간 동안 집결지 주변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졌다. 이날 마산중부경찰서의 적극적인 중재로 심각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마산소방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소방차와 구급차 등을 비상대기 시켰다.

업자들은 창원시 공무원과 사다리차를 막아섰다. 일부 업자는 휘발유를 들고 뿌릴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업자들은 공무원과 경찰을 밀치기도 했다. CCTV를 설치하려고 동원된 사다리차는 업자들의 항의와 반발로 물러났다.
업자들은 집결지 입구에 달려있던 "성매매는 불법입니다" 현수막을 떼내기도 했다.

또 집결지 맞은편 남성파출소 앞에서 여성단체가 '성매매 OUT'이 적힌 노란 풍선을 들고 집회를 열자 업자들이 반발했다. 업자들은 이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여성단체는 남성파출소에서 경남데파트를 돌아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까지 거리 행진을 했는데, 한 업자가 여성단체에 뛰어드려하자 경찰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또 여성단체가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에 가까워지자 20여 명 업자가 '성매매특별법을 폐지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맞서기도 했다.

여성단체 집회에서 김경영 경남도의원은 "성매매는 불법이다.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창원시와 경찰 등은 이럴 때 공권력을 써야 한다. 불법을 없애는 데 공권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10년 전 학창시절을 보낼 때 봤던 집결지가 아직도 있다. 부산과 대구에서 사라진 집결지가 아직도 마산에 있다는 것은 어떠한 카르텔이 형성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집결지가 폐쇄될 때까지 우리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업자들은 생계 문제를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또 "집결지가 사라지면 성범죄가 급증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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