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젊은 작가 비영리
예술단체 설립18∼24일
윤슬미술관 올해 결산 전시

김해 원도심에 청년 작가들이 자리를 잡았다. 청년 예술가의 불모지인 김해를 작가들이 활동하기 좋은 곳으로 바꾸고자 비영리예술단체 '레트로봉황(대표 남효진)'이 탄생했다.

'레트로봉황'은 옛것을 뜻하는 '레트로(retro)'에 사무실이 있는 김해 봉황동의 '봉황'을 땄다. '레트로'는 김해 원도심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곳에 문화의 꽃을 피우는 것이 이들 목적이다.

레트로봉황은 올해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공모한 레지던스 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김해한옥체험관에서 '레트로봉황 레지던스 G프로젝트' 하나로 'GG 아트쇼' 전시를 열었다. 주제는 '사랑'이다. 이번 전시에는 입주작가 박지영, 백보림, 손한울, 어누리, 전다빈과 참여작가 김근예, 김성운, 김소정, 김예림, 김진희 등 10명이 참여했다. 레지던스 사업을 마무리하는 결과보고 전시는 18~24일 김해 윤슬미술관에서 열린다.

▲ 김해 'GG 아트쇼' 작품. /김해수 기자
▲ 김해 'GG 아트쇼' 작품. /김해수 기자

지난해에는 '레트로덕천'과 함께 부산 을숙도 낙동강문화관 전시실에서 '낙동강프로젝트R(Retro)'를 선보였다. 김해와 부산 청년 작가 8명이 '낙동강'을 주제로 진행한 문화콘텐츠 교류전이다.

레트로봉황을 만든 남효진(31) 대표는 창원대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작가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유치원도 입학하기 전 김해로 왔다. 이후 지금까지 김해에서 지내다 보니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김해에는 미술학과가 없어서 작가 인프라가 부족하고, 있다고 해도 대부분 부산이나 창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김해에 예술의 씨앗을 뿌리고 싶었다는 남 대표는 대학원 졸업 후 김해에 개인 작업실을 마련했다. 작업 공간은 사람들과 어울려 의견을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주인장 덕분에 자연스럽게 작가들 사랑방이 됐다. 의자에 앉아 담론을 이야기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쉬웠던 남 대표는 정식으로 레트로봉황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화 작가이자 레트로봉황 기획자 오미솔(31) 씨 역할이 컸다. 고향이 부산인 그는 '레트로덕천' 운영도 맡았다. 같은 대학에서 함께 공부한 두 사람은 같은 일을 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 레트로봉황 남효진(오른쪽) 대표·오미솔 기획자. /김해수 기자
▲ 레트로봉황 남효진(오른쪽) 대표·오미솔 기획자. /김해수 기자

작품 활동만 해도 바쁜 작가들이 단체를 운영하는 데는 자신들 경험이 컸다. 남효진 대표와 오미솔 기획자는 지난해 지역 작가들과 신년 전시회를 준비했다.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의 한 갤러리와 구두계약을 했는데 전시를 한 달 앞두고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급하게 경남에 있는 다른 갤러리를 알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부산에서 전시를 열었다. 전시 제목은 '구두계약, 했었다'다.

"표면적으로는 청년 작가들이 겪는 어려움과 갤러리의 부당함을 알리는 것이 전시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크게 본다면 경남에서 전시를 할 수 없는 작가들이 결국 부산으로 빠져나가는 경남의 현실, 문제를 말한 전시였다. 우리도 작가이기에 작품 활동 시간이 줄어드는 점은 늘 고민이다. 그러나 작가이기 때문에 단체 운영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낀다."

앞으로는 공연,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와 협업해 시민들이 즐기는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싶다는 레트로봉황. 인터뷰 중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을 만큼 즐기는 모습이다. 두 사람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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