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타워 개장으로 탁 트인 다도해 전경에 즐길거리 더해
집집마다 색색 그림 예쁜 나비섬, 생활의 쉼표 안성맞춤

지난해 말에 창원시 진해구 해안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속천항 진해루에서 시작해 행암철길마을, STX조선소, 창원해양공원을 지나 제덕매립지까지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나들이 코스입니다. 여기에 웅천동에 있는 웅천읍성이나 주기철목사기념관, 소사마을 김달진문학관과 김씨박물관까지 다녀가면 더 좋지요. 이때도 진해해양공원과 우도를 한 번 들러볼 곳으로 소개를 했었는데요. 지난달 25일 진해해양공원에 집트랙이 개장하면서 진해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에서 우도, 소쿠리섬과 그 옆 곰섬(웅도)까지 연결되면서 훌륭한 해양 관광코스가 하나 생겼습니다. 안그래도 우도나 소쿠리섬은 언젠가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트랙 시설도 살펴볼 겸 한 번 다녀왔습니다.

▲ 우도에서 바라본 진해해양공원. /이서후 기자
▲ 우도에서 바라본 진해해양공원. /이서후 기자

◇집트랙과 제트보트

"꺄아아아~!"

하늘 쪽에서 들리는 비명에 고개를 드니 진해해양공원 99타워에서 출발한 집트랙이 바다 위를 가로지릅니다. 도착지인 소쿠리섬으로 가는 데 한참이 걸리네요. 아래서 보면 천천히 가는 것 같은데, 막상 저걸 타고 있으면 속도감이 엄청나겠지요.

"꺄아아아~!"

잠시 후 소쿠리섬 쪽에서 다시 비명이 들립니다. 이번에는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입니다. 소쿠리섬에서 출발한 제트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달려옵니다. 요리조리 방향을 급히 바꿀 때마다 보트에 탄 사람들이 환호합니다. 그렇게 또 한참을 주변 섬 사이를 돌고 나서야 진해해양공원 선착장으로 향합니다.

▲ 진해해양공원 내 99타워 집트랙을 탄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진해해양공원 내 99타워 집트랙을 탄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99타워와 소쿠리섬

99타워는 꼭대기 높이가 지면에서 99m여서 붙은 이름입니다. 해수면을 기준으로 하면 120m라고 합니다.

타워 건물과 2층 건물이 나란히 있는데요. 2층 건물은 '99타워 웰컴센터'라고 하는데 1층에 매표소와 편의점이 있습니다. 타워 건물 1층에는 유명 브랜드 카페가 들어서 있습니다. 카페는 바다 쪽으로 탁 트여 있어 전망이 좋습니다. 꼭대기층 바로 아래, 해발 99m 높이에 이탈리아 음식을 파는 근사한 식당도 있습니다. 여기 전망은 더 좋겠지요.

99타워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트랙을 운영합니다. 집트랙 요금은 일반 4만 5000원, 주말에는 5만 원인데요, 돌아올 때 타는 제트보트와 한 묶음입니다.

여기에 에지워크 체험까지 포함하면 평일 7만 원, 주말 8만 원입니다.

에지워크는 안전장치에 매달려 해발 92m 지점에서 타워 모서리를 한 바퀴 도는 걸 말합니다. 이걸 하려면 엄청난 담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집트랙이 도착하는 소쿠리섬은 남북으로 약 250m, 동서로 약 500m 정도 되는 길쭉하게 생긴 섬입니다. 섬 양쪽에 봉우리가 있고, 그 가운데를 지나면 저 멀리 거가대교가 보이는 백사장이 나옵니다.

이쪽으로는 수심이 얕아 여름이면 피서객들도 제법 찾아옵니다. 썰물이 되면 바로 옆 곰섬(웅도)으로 걸어서 가는 길이 열리는 것 또한 소쿠리섬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진해해양공원 한 바퀴

99타워 바로 옆에 있는 번쩍이는 높은 건물이 해양솔라타워입니다. 솔라타워는 크게 전시동과 타워동으로 나뉩니다. 136m 높이로 우뚝 솟은 건물이 타워동인데, 그 자체가 거대한 태양광 발전시설입니다.

건물 대부분을 덮은 게 유리가 아니라 태양전지입니다. 이 건물이 만들어내는 전기는 하루 최대 1300㎾로 일반 가정 200가구가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양입니다.

이렇게 만든 전기를 해양공원 전체 시설이 쓰고 있습니다. 심지어 남는 건 한전으로 보내기까지 한다네요.

▲ 120m 높이에 있는 해양솔라파크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 /이서후 기자
▲ 120m 높이에 있는 해양솔라파크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 /이서후 기자
▲ 120m 높이에 있는 해양솔라파크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 /이서후 기자
▲ 120m 높이에 있는 해양솔라파크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 /이서후 기자

이 건물 27층 높이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 가면 '우와' 할 정도로 바다와 섬 풍경이 좋습니다. 아마 이제는 집트랙을 타면서도 비슷한 풍경을 보겠지요.

전망대에 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어른은 3500원, 아이들은 1500원입니다.

전시동에는 창원시 역사기록사진과 그린에너지전시관이 있는데, 한 번 살펴볼 만합니다. 또 간단한 먹을 것과 커피 같은 음료를 파는 북카페가 있어 조용하게 한숨 돌리기도 좋습니다.

해양공원에는 솔라타워 말고도 다녀볼 만한 곳이 많습니다. 어류생태학습관과 해양생물테마파크는 구성도 괜찮고 전시물도 제법 실감이 나서 실제로 아이들이 신이 나서 돌아다니는 곳입니다. 여기는 입장료가 어른 2500원, 아이 1500원입니다.

해전사체험관은 무료인데, 이순신, 장보고 같은 우리나라 해전사에 이름을 빛낸 명장도 볼 수 있고 동서양 바다 전투에 대한 다양한 자료도 있습니다. 또 잠수함이나 항공모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체험하는 방식으로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해전사체험관과 해양생물테마파크 1층은 11월 현재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전시를 보여주고자 수리 중이니 참고하세요.

▲ 진해해양공원과 우도를 잇는 도보교. 섬 집집마다엔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서후 기자
▲ 진해해양공원과 우도를 잇는 도보교. 섬 집집마다엔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서후 기자
▲ 진해해양공원에서 우도로 연결된 도보교를 걷는 사람들. /이서후 기자
▲ 진해해양공원에서 우도로 연결된 도보교를 걷는 사람들. /이서후 기자
▲ 진해해양공원에서 우도로 연결된 도보교를 걷는 사람들. /이서후 기자
▲ 진해해양공원에서 우도로 연결된 도보교를 걷는 사람들. /이서후 기자

◇뜻밖의 매력 발견, 우도

솔라타워 전시동 아래 우도로 걸어서 건너가는 다리가 있습니다. 다리는 직선으로 쭉 뻗다가 꽈배기처럼 꼬아져서 우도 방파제로 연결되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소쿠리섬에서 출발한 제트보트가 이 다리 아래를 지납니다.

방파제를 지나 해안 주택가는 예쁘게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요. 나비 그림이 많습니다.

원래 우도를 부르는 이름이 나비섬이었습니다. 섬이 나비모양으로 생겼거든요. 일제강점기부터 우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네요. 제주도나 통영에 있는 우도는 소와 관련이 있어 소우(牛)를 쓰지만 여기는 벗우(友)를 써서 우도(友島)입니다.

▲ 거가대교가 보이는 진해 우도 해변. 우도는 2017년 한국관광공사 '신비의 섬'으로, 2018년에는 행정안전부 '놀 섬', 경상남도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매력적이면서도 멋진 섬이다. /이서후 기자
▲ 거가대교가 보이는 진해 우도 해변. 우도는 2017년 한국관광공사 '신비의 섬'으로, 2018년에는 행정안전부 '놀 섬', 경상남도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매력적이면서도 멋진 섬이다. /이서후 기자

섬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멋진 섬입니다. 거가대교가 가까이 보이는 몽돌해변도 뭔가 느낌이 있어 좋고요.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면 또 다른 해변으로 가는 길은 마치 비밀장소에 가는 듯한 설렘도 있습니다.

▲ 우도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면 비밀처럼 만나는 해안 쉼터. /이서후 기자
▲ 우도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면 비밀처럼 만나는 해안 쉼터. /이서후 기자
▲ 특색있게 꾸며진 명동마리나방파제. /이서후 기자
▲ 특색있게 꾸며진 명동마리나방파제. /이서후 기자

이 해변에는 쉼터와 전망대가 있습니다. 해변 끝에서부터 480m로 길게 뻗어나간 명동마리나방파제도 이색적입니다. 방파제를 해안 공원으로 꾸며놨습니다. 광장이라 부르는 널찍한 공간도 많고, 무대도 있습니다. 또 거가대교 방향으로 마치 운동장 관중석처럼 꾸며놓은 전망대도 좋습니다. 방파제 끝에는 요트모양으로 만든 등대가 바다를 향해 내달리듯 서 있습니다. 우도는 2017년 한국관광공사 '신비의 섬'으로, 2018년에는 행정안전부 '놀 섬', 경상남도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적이 있습니다. 제주도에 우도가 있다면 창원시 진해구에도 우도가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겠다 싶을 정도로 멋진 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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