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시스템 일상화-인터넷 검열
짧은 기간 중국의 양면성에 놀라움 연속

지난주 스마트공장 선진사례 취재차 중국 청두(Chengdu)를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선 청두는 아직 낯선 도시다. 청도(Qingdao)와 어감이 비슷해 청도가 아니냐고 되물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여기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독일의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가 공을 들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독일 외 설립된 최초이자 독일 지역 외에 유일한 지멘스의 스마트공장이다. 지멘스 청두 공장은 전 세계 스마트공장의 롤 모델로 꼽히는 곳이다. 공장 이야기는 추후 기획 기사를 통해 풀어내기로 하고, 청두를 다녀온 여행기를 살짝 풀어본다.

취재 전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화장실이 불편할 것이다', '택시를 탈 땐 요금을 딜해라. 그렇지 않으면 바가지요금을 쓰게 된다', '쓰촨성 음식은 맵고 짜니 반드시 국내에서 통조림 음식을 조달해 가라' 등의 조언이었다. 인천공항에서 4시간을 날아가서 청두공항에 내렸다. 비행기 창문으로 펼쳐진 활주로 주변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숙소를 향해 달리는 택시를 타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서울 테헤란로에 버금갈 정도의 빌딩 숲이 나타나자, 동행했던 일행도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예약한 호텔 앞에 도착하자 택시 요금이 살짝 걱정됐다. 미터기를 켜 놓고 왔지만 기사가 얼마를 부를지 몰라 다들 바짝 긴장했다. 하지만, 정확히 미터기 요금대로 지불했고, 잔돈도 거슬러줬다. 선입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중국 출장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중국은 모바일 전자결제 시스템의 빠른 도입으로 현금 없는 사회가 일찌감치 실현됐다. 휴대전화에 알리페이(알리바바 운영)와 위챗페이(텐센트 운영) 둘 중 하나만 등록해 놓으면 현금 없이 모든 소비생활과 금융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대중교통은 물론 오락실의 게임기나 안마기, 공유 자전거도 모두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없으면 사용할 수가 없다.

첨단 기술의 발달에도 중국은 여전히 인터넷 감시국이다. 출장 기간 묵었던 호텔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지긴 했지만, 구글을 비롯해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사이트에는 접속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인터넷 감시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이용해 서방의 주요 언론 매체와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최근 발표한 '2019 국가별 인터넷 자유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100점 만점에 10점을 받아 4년 연속 '꼴찌'를 했다. 현지 거주 한인들은 별도의 장치 없이는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이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앱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다. 주청두총영사관 장제학 총영사는 "VPN(가상사설망)이란 인터넷 우회 연결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먹통이 될 때가 잦다"면서 "카카오톡 연결이 잘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중국의 첨단 기술력과 공산당 정부의 검열을 동시에 경험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재래식 화장실'과 '짝퉁' 이미지만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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