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대화로 성장 견인
협회장기 3위 수확 쾌거
내년 전국대회 입상 목표

올 한 해 역시 경남 스포츠는 많은 선수 피땀과 눈물, 훈훈한 이야기로 넘쳐났다. 그 땀은 모여 각종 대회 상위권 입상, 100회 전국체전 종합 4위 등 성과로 이어졌다. '감독과 톡톡'에서는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며 그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한, 각 종목 감독의 한 해 소회와 내년 계획을 들어보고자 한다.

마산고와 마산용마고의 '2019 주니어 다이노스 윈터 파이널 고교야구대회'가 있기 하루 전.

이날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일찌감치 2승을 거두며 팀을 결승으로 이끈, 고윤성 마산고 감독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때론 묵묵하게 때론 열정적으로 선수단을 지도했다.

1학년 위주로 라인업을 꾸린 탓인지, 이날 마산고는 울산공고에 패했다. 그럼에도 고 감독은 선수단을 다그치지 않았다. 올해 서른여덟, 젊은 감독의 지도 철학은 이렇듯 '소통과 자존감 높이기'가 중심이었다.

고 감독은 지난 2017년 12월 마산고 감독으로 부임했다. 마산동중·경남고 코치를 거치고 나서 감독이 된 것인데, 취임 1년이 지나서 곧바로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고 감독 지휘 아래 올해 마산고는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 경상권A조에서 6전 5승 1패를 거두며 권역 정상에 올랐다. 당시 마산고는 대구고와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 승 원칙'에 따라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우승으로 마산고는 올해 청룡기·황금사자기 동반 진출권을 얻게 되는 기쁨도 맛봤다. 마산고의 주말리그 강세 흐름은 후반기에도 이어졌다. 경남·대구·경북권을 묶어 치른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마산고는 6전 전승을 기록했다. 대회에서 마산고는 팀 타율 0.320, 팀 방어율 1.65를 기록하며 '투타 조화'를 뽐냈다.

단, 마산고는 주말리그 상승세를 전국대회로 이어가진 못했다. 6월 황금사자기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마산고는 7월 청룡기 대회에서 역시 2회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마산고는 황금사자기·청룡기에서 쌓인 아쉬움을 8월 협회장기에서 풀었다. 이 대회에서 마산고는 5전 4승 1패로 3위에 올랐다. 대회 우승팀 배명고와의 준결승에서 승부 치기 끝에 패하며 결승에 오르진 못했지만 그 어느 해보다 좋은 수확을 한 마산고였다.

▲ 고윤성 마산고 야구부 감독. /이창언 기자
▲ 고윤성 마산고 야구부 감독. /이창언 기자

고 감독은 올해 거둔 성과 바탕에 '끊임없는 소통'이 있다고 밝혔다.

"평소 선수들과 정말 대화를 많이 해요. 시합 외적으로 장난을 잘 받아주기도 하고요. 모두가 제 역할에 충실해 주다 보니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듯해요."

고 감독의 이런 지도 방식이 처음부터 계획된 건 아니었다. 마산고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팀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간파했다.

"처음 1년 감독을 하고 나서 이 친구들이 조금만 더 마음을 다잡으면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시합에 나가서, 명문 야구팀들과 붙어보면 기술적으로는 크게 뒤처지지 않았거든요. 중요한 건 결국 마음가짐이었어요.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거죠. 그 뒤로 계속 위축되지 마라, 자신감을 지니라고 주문했어요."

그렇다고 고 감독이 매번 '멘털적인 훈련'만 강조한 건 아니다. 당장 올해 동계훈련 기간만 보더라도 고 감독은 체력·기초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사이사이 선수 개개인 특성을 파악하는 데도 힘썼다. 올해 1학년 학생들이 유독 소극적이라 느끼고 이를 바꾸려 애쓴 게 한 예다.

고 감독은 자신의 지도 방식에서 '젊은 감독'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우리 선수들이나 저나 도전하는 처지잖아요. 그 덕분에 더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고 시도할 수 있었던 듯해요. 아직 30대이다 보니 선수들과 쉽게 가까워질 수도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이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올해 도약 발판을 제대로 다진 고 감독은 이제 다음 시즌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주말리그 상위권 성적 유지에 덧붙여 전국대회 입상 등이 고 감독이 바라는 미래다.

"우리 선수들 멘털이 많이 강해졌다고 생각해요. 이를 바탕으로 메이저대회 입상을 노려야죠. 야구라는 게 올해 잘했다고 해서 내년 호성적을 기대할 순 없죠. 몇 년씩 지속적으로 상위권에 들어야 전국에서 알아주는 강팀이 되죠. 그런 면에서 아직 마산고는 약체로 평가되기도 해요. 꾸준함을 갖춰야죠. 아울러 앞으로 지역 라이벌 마산용마고와의 스카우트 경쟁에서도 앞서가고 싶네요."

그러면서 고 감독은 작은 희망 하나도 전했다.

"경남에서도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관심을 더 늘려줬으면 해요. NC다이노스 팀 창단으로 고교 선수들 꿈은 더 커졌거든요. 많은 성원 보내주셨으면 해요."

고 감독의 꾸준하고, 진심어린 지도 철학이 통했을까. 7일 열린 윈터 파이널 고교야구대회서 마산고는 마산용마고를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나고, 마운드 위에서 '우승 현수막'을 펼치고 신나게 기념 촬영을 한 마산고 야구부는 이제 18일 개막하는 '기장야구대축제'에 참가해 다시 우승을 향해 달린다. 마산고 야구부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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