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쟁 40주년 맞아 규모 확대 '냉전 종식 첫발'의미 조명
14∼30일 창원서 전 세계 민주화·통일 다룬 39편 상영

제3회 부마민주영화제(BMDFF)가 14일부터 30일까지 창동예술촌 내 예술영화관 씨네아트 리좀과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메가박스 마산에서 열린다. 올해는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예년보다 훨씬 풍성하게 준비했다. 지난해에 이틀간 영화 5편으로 진행했다면, 올해는 17일 동안 총 39편을 상영한다.

◇항쟁의 세계사적 의미와 계승

전체적인 주제를 정리하자면 '부마항생의 세계사적인 위치, 계승과 승화' 정도가 되겠다. 영화제 기획 의도를 보자.

"부마민주항쟁이 냉전 종식을 시작하는 중대한 첫걸음으로서 국내외적으로 광주민주항쟁과 6월 항쟁 그리고 천안문 항쟁과 베를린 장벽 붕괴로 이어지는 긴 역사적 여정의 시작이었음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냉전 종식으로 이어지는 세계사의 이러한 일련의 전개 과정은 결국 남북한 문제의 해결에서 그 마침표를 찍고, 세계사의 깊고 오랜 문제 하나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민주화, 중국의 민주화와 천안문 사태, 베를린 장벽 붕괴 그 이후, 라틴아메리카의 혁명, 한반도의 두 국가 남한과 북한 등 5개 항목과 켄 로치 감독 회고전을 통해 부마항쟁 전후 냉전시대를 끝내고 통일로 향하는 방식으로 영화제 내용을 구성했다.

▲ 2019 부마민주영화제 개막작 <1979 부마의 기억> 중 한 장면./부마민주영화제
▲ 2019 부마민주영화제 개막작 <1979 부마의 기억> 중 한 장면./부마민주영화제

◇시대를 보여주는 영화들

14일 오후 7시 메가박스 마산점 2관에서 상영되는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1979 부마의 기억>(정기평 감독, 2019년)이다. 지난달에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중 부마항쟁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상영되었던 작품이다. 부마항쟁 참가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항쟁 이전과 이후 개인의 삶을 자세히 묘사해 많은 이들이 공감했었다.

한국의 민주화 항목에서는 <파업전야>(장동홍 감독, 1990년), <박하사탕>(이창동 감독, 1999년), <그때 그 사람들>(임상수 감독, 2004년), <변호인>(양우석 감독, 2013년),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2017년), <김군>(강상우 감독, 2019년) 등 영화로 부마항쟁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노동환경과 조건 등 시대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 광주민주화운동 폄훼·왜곡 문제를 다룬 영화 <김군>. /스틸컷
▲ 광주민주화운동 폄훼·왜곡 문제를 다룬 영화 <김군>. /스틸컷

또 한반도의 두 국가 남한과 북한 항목에서는 <한반도, 100년의 전쟁>(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소와 감독, 2019년), <평양유람>(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소와 감독, 2019년), <송환>(김동원 감독, 2003년), <공동경비구역 JSA>(박찬욱 감독, 2000년), <연인과 독재자>(로스마담, 로버트 캐넌 감독, 2016년) 등 영화로 남북관계의 흐름과 북한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중국의 민주화와 천안문 사태에서는 <황토지>(첸카이거 감독, 1984년), <붉은 수수밭>(장이머우 감독, 1988년), <중경삼림>(왕자웨이 감독, 1994년), <거긴 지금 몇시니?>(차이밍량 감독, 2001년), <여름 궁전>(로우예 감독, 2006년), <상해전기>(지아장커 감독, 2010년) 등 중국 5세대, 6세대 감독과 대만, 홍콩 감독 영화를 통해 중국의 시대 변화를 훑어본다.

또 베를린 장벽 붕괴, 그 이후 항목에서는 냉전과 독일 통일 과정에 대한 영화를, 라틴아메리카의 혁명 항목에서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독립 과정, 유럽 이주민과 원주민의 갈등을 다룬 영화를 볼 수 있다.

노동자들에 관한 영화를 주로 만든 영국 켄 로치 감독 회고전에서는 1993년에 만든 <레이팅 스톤>에서 올해 만든 <미안해요, 리키>까지 그의 영화 10편을 만난다.

▲ 주로 노동문제를 영화로 녹여내는 켄 로치 감독 최근작 <미안해요 리키>. /스틸컷
▲ 주로 노동문제를 영화로 녹여내는 켄 로치 감독 최근작 <미안해요 리키>. /스틸컷

◇감독, 평론가와 만남도

일부 영화에는 감독과 대화도 준비됐다. 구체적으로 15일에는 <파업전야> 장동홍 감독이, 22일에는 <김군> 강상우 감독이 관객을 만난다. 상영 후 영화 평론가와 함께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있다. 19일과 20일에는 오동진 영화평론가를, 21일에는 이용철 영화평론가를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항쟁 당시 거점 역할을 했던 경남양서조합 '집현전' 옛 구성원들이 '집현전의 그때 그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전국예술영화관협회와 함께 '문화 민주화를 위한 예술영화관의 역할과 기능'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관람료는 영화마다 다른데, 극장 상영 방식인 디지털 상영(DCP) 작품은 5000원, 나머지는 무료다.

영화 상영 날짜와 시간 등 자세한 내용은 영화제 누리집(bmdff.kr)을 참조하거나 에이씨씨프로젝트협동조합(070-8802-6438)으로 전화해 물어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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