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첫 퀴어문화축제 30일 창원광장 인근서
"성소수자 인식 개선과 사회적약자 차별 해소"

성소수자를 위한 축제가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열린다. 동성애·양성애·무성애·성전환 등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넓게는 여성·장애인 등 여러 사회적 약자가 함께 어울리는 장이 마련된다.

오는 30일 창원광장 인근에서 '경남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퀴어(Queer)'는 원래 '이상한', '기묘한' 등의 뜻이지만, 현재는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 서울에서 '퀴어문화축제 무지개2000'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이후 2009년 대구, 2017년 부산·제주·전북 전주, 지난해 광주·인천 등지로 확대됐다. 미국이나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대만 등지에서도 비슷한 축제가 열린다.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조계종 국가사회위원회', '장애여성공감',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대사관도 참여해 성소수자 인권 안내 부스를 운영한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17년부터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 지난 6월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했다. /연합뉴스
▲ 지난 6월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했다. /연합뉴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축제에 대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해소와 인식 변화를 이뤄내기 위한 공개 문화행사다.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를 위한 것"이라고 소개한다.

경남퀴어문화축제는 주로 참여 단체의 '굿즈(관련상품)' 판매 부스가 운영된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상담이나 성소수자 부모 모임의 프리 허그, 페이스페인팅, 공연·행사 부스 등도 마련된다.

경남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30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당 도당, 청년가치팩토리, 아수나로 창원지부, 와이카와이 등 단체가 참여를 확정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도 도움을 주기로 했다.

◇"차별·혐오 받을 이유 없다" = 경남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축제가 지역 성소수자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나아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혐오적 편견이 없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각에서는 퀴어문화축제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확산한다, 성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혼란을 부추긴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기독교계 중심의 바른가치수호 경남도민연합이 기자회견을 열어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반대했다.

이에 대해 경남퀴어문화축제 이민규(가명) 조직위원장은 "축제를 반대하는 분들은 항상 에이즈를 전파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1차원적인 생각"이라며 "축제를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상식과 정보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을 한다는 것이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경남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11~12일쯤 일정이나 취지 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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