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리더스컵 출전 3위
10마리 중 배당 8위 깬 반전

블루치퍼(4세·최병부 마주, 김영관 조교사)가 기어이 일을 냈다. 9월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최초로 한국에 우승을 안긴 블루치퍼가 이번에는 미국에서 브리더스컵 3위를 차지하며 국내외 경마팬들의 가슴을 달군 것이다.

블루치퍼는 지난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아니타 경마장에서 열린 제36회 브리더스컵 더트마일(G1·1600m, 총상금 100만 달러)에 출전해 세계 최고의 경주마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세 번째로 결승선을 끊었다. 그 순간 국내는 물론 해외 관계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블루치퍼가 강자이기는 하나 생애 첫 해외원정 경주인 데다 더트주로 출전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게이트 운마저 없었다. 총 10두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블루치퍼는 8번 외곽게이트를 부여받았다. 자연히 배당은 10두 중 8위로, 현지에서도 그다지 우승마로서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블루치퍼는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그런 우려를 날려버리듯 특유의 선행능력을 뽐내며 외곽에서 빠르게 선두그룹에 합류, 2위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로도 경쟁마들의 거센 추격을 잘 따돌렸지만 직선주로에 접어들어 오마하비치(3세)에게 끝내 준우승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우승은 스펀투런(3세)에게 돌아갔다. 직전 펜실베이니아 더비(G1)에서 5위를 차지하며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마로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변을 일으키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블루치퍼는 이번 경주로 상금 9만 달러(한화 약 1억 원)를 획득하게 됐다. 한국경마가 얻는 파급효과는 훨씬 크다. 한국 경주마의 국제적인 활약은 한국경마의 수준을 판단하는 객관적인 근거가 되고 국외사업에 동력이 된다.

한편, 브리더스컵은 세계 최고수준의 경마시행국으로 분류되는 미국에서도 경마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대형 이벤트다. 2일간 14개의 경주를 시행하며 1개 경주를 제외하면 모두 G1급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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