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동아리 '마고실록' 축제 수익 11만 원 전달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인 모금 활동을 통해 모은 돈을 경남지역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위한 첫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마산고등학교 역사동아리 '마고실록' 학생 9명은 지난 10월 21일부터 25일간 열리는 제37회 무학제 기간 마련한 11만 원을 지난 1일 경남지역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추진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날 전달한 후원금은 건립추진위에 전달된 첫 후원금이다. 전달식은 마산고 교장실에서 진행됐고 이경희 추진위원회 상임대표가 참석했다.

역사관 건립은 지난 2012년부터 논의되어 왔지만 2013년 12월 경남도가 '역사관 건립 추진에 따른 자료조사 수집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 때문에 역사관 건립 민관 공동 추진이 백지화됐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본격 논의됐으며 지난 10월 29일 공식 출범을 선언한 상태다.

▲ 마산고등학교 역사동아리 마고실록이 경남지역 위안부 역사관 건립추진위원회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 마산고등학교 역사동아리 마고실록이 경남지역 위안부 역사관 건립추진위원회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마산고 학생들은 축제기간 위안부 관련 사진과 그림 등을 전시했다. 또 이 기간 'NO아베' 배지와 스티커 등을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판매해 후원금을 마련했다. 애초 후원금은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경남도민일보>를 비롯한 언론에서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후원하게 됐다.

배영식 동아리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열게 됐다며 제자들을 자랑했다.

배 교사는 "학생들이 축제 기간 침략, 약탈, 상처, 저항, 극복 등 5가지 주제로 근현대사의 중요 사건과 의제 등을 전시했다. 스티커와 배지 등은 흔하게 구할 수 있을지 모르나 판매금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데 크게 감동했다"며 "학생들이 앞으로도 올바른 역사관을 지닐 수 있도록 역사교사로 더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했다.

김도영(2년) 군은 "캠페인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위안부와 강제징용이라는 슬픈 역사를 일깨우고, 잊지 않아야 할 역사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작은 돈이지만 위안부 역사관 건립에 쓰일 수 있다니 기쁘다"고 했다.

이경희 대표는 남해고에서도 최근 후원금과 관련한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학생들이 앞장서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아픈 역사를 잊지 않으려는 모습이 대견하다. 자발적인 참여가 역사관 건립의 씨앗기금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역사관은 이처럼 작은 후원과 관심으로 시작한다. 후원금을 전달한 마산고 학생들과 후원금을 전달하겠다고 연락해준 남해고 학생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역사관 건립추진위원회는 건립 당위성을 알리고자 서명운동, 토론회, 학술 세미나, 강연 등을 비롯해 도의회에도 역사관 관련 운영 지원조례 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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