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문화재연구소, 함안 가야리 유적지서 '판축'흔적 발견

아라가야인들이 성벽을 쌓아올린 기법을 유추할 수 있는 흔적이 나왔다.

지난 4월부터 함안 가야리 유적(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 일원) 발굴조사를 벌이던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판축성벽 축조에 사용했다고 추정되는 나무기둥과 판축 대를 가로방향으로 고정한 목재(횡장목) 등 목조 구조물을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또한 쌓은 흙을 다지는 달구질 흔적도 확인했다.

연구 조사결과를 보면 당시 판축토성을 쌓고자 나무틀을 짜서 흙을 나누고, 달구질로 흙층을 다져 성벽을 쌓는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판을 지지하는 나무기둥(영정주)은 성벽을 따라 중심 토루(판축성벽 지지대 역할) 내외곽에 약 60~80㎝ 간격으로 열을 지어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벽을 가로질러 설치한 횡장목은 역시 영정주와 마찬가지로 약 60~80㎝ 간격으로 8개가 좁은 범위에서 연결된 모습이다.

중심 토루에서 성토(성질이 다른 흙을 서로 번갈아 가면서 쌓아올리는 기술) 방법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지점이 있어 성벽을 구간별로 나눠서 축조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지점 바로 서편에서 점성이 높고 고운 점질토를 다진 흔적이 확인됐다. 달구질 흔적은 판축공법이 아라가야 왕성 축조에 널리 사용됐음을 알려주는 유력한 흔적이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함안 가야리 유적 토성은 가야권역 내의 동시기 유적과 비교할 때, 그동안 발견된 사례가 없는 축조기법과 규모를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토성벽 축조 공정마다 영정주와 횡장목으로 구성된 목조 가구를 설치하고, 판축상의 성토다짐(달구질)을 하는 등 정교한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함안 가야리 일대 기초조사와 중장기 발굴조사 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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