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가 사회적경제 활성화 유공을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창원지역 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 것과 함께 장애인·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바른 서비스를 공급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2017년 창립된 창원도우누리를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는 협동조합으로 만든 인물 중 한 명이 김미득(49)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에게서 창원도우누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김미득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김미득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Q. 창원도우누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창원도우누리는 자주적·자립적·자치적인 활동을 통해 돌봄서비스를 공급하는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바른 서비스를 제공해 공동체 실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협동조합이지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김 이사장이 건네준 창립선언문에 창원도우누리의 정체성이 담겨 있었다. '첫째, 우리는 협동조합의 가치와 7대 기본원칙에 따라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일터 공동체를 만들고 조합원들의 권익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지역사회와 취약계층을 위한, 그리고 돌봄서비스를 제공받는 이용자들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며 나아가 그들이 보다 건강하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질 높은 서비스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셋째, 질병과 장애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거나 사회적 약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돌봄서비스의 공공적인 가치를 옹호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 개발과 제도 마련을 통해 공적 영역으로 지역사회는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대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창원도우누리의 오늘을 알기 위해서는 어제를 먼저 알아야 했다. 김 이사장은 창원도우누리가 2017년 창립됐지만 첫걸음은 2004년 8월 내딛었다고 말했다.

Q. 2004년 8월이요?

"네, 2004년 8월 창원지역자활센터 복권기금사업으로 가사·간병서비스사업을 하면서 시작됐어요. 2007년 4월에는 장애인활동보조기관으로 신고하고 5월부터는 노인돌보미사업,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했습니다. 2008년 7월에는 창원지역자활센터부설창원돌봄센터 인가를 받고 노인장기요양사업을 시작했어요."

2012년 10월 사회서비스 제공자로 등록한 데 이어 이듬해 12월 가사·간병방문지원서비스 제공기관 품질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2015년 9월에는 중증장애인 도우미 지원, 2016년 7월에는 방문목욕과 한부모가족 가사 지원을 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나갔다.

▲ 지난 7월 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가 사회적경제 활성화 유공을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사진 왼쪽부터) 기획재정부 차관보, 김미득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유한영 창원도우누리 이사. /창원도우누리
▲ 지난 7월 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가 사회적경제 활성화 유공을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사진 왼쪽부터) 기획재정부 차관보, 김미득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유한영 창원도우누리 이사. /창원도우누리

Q. 가사·간병서비스사업에서 시작해 방문목욕, 한부모가족 가사 지원 수행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쳤네요.

"맞아요. 어느새 사업단 일자리와 인원이 늘면서 창원지역자활센터가 아닌 다른 그릇이 필요하게 되더라고요. 지역자활센터는 공공부조 성격이 강하거든요. 어떤 법인을 선택할지 고민하고 의논한 후 협동조합, 그중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바른 서비스 공급,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에 맞춰 2017년 2월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를 창립했습니다. 그해 5월에는 설립 인가를 받았고요"

Q. 이사장님은 어떤 역할을 했나요?

"저는 2009년 창원지역자활센터 팀장으로 부임하면서 사회복지 일을 시작했어요.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주변에서 권유해 발을 내딛었어요. 천연염색사업단 팀장으로 일을 시작해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창원지역자활센터장으로 활동했어요. 그리고 창원도우누리를 창립할 때 이사장으로 선출돼 현재까지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조합원을 5명 이상만 모으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한 협동조합 기본법이 2012년 12월 시행되면서 김 이사장을 포함한 창원지역자활센터 직원들은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폭을 넓혀나갔다. 이와 별개로 사업단 자체적으로 상호부조와 월례회의를 하는 데다 수시로 의사결정하는 구조로 돼 있어서 법인체만 없을 뿐이지 협동조합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창원도우누리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Q. 창원도우누리 현재(오늘) 이야기를 하신다면요.

"사회적기업으로 지난해 9월 인증을 받았어요. 12월에는 지정기부금단체로 등록됐고, 지금의 사무실로 이전했어요. 올해 1월에는 신규 사업으로 주간보호사업을 추진해 재가노인복지시설 '창원도우누리 노인종합재가센터'를 개소했습니다."

Q. 노인종합재가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주간보호, 방문요양, 방문목욕을 운영하는 센터이고요. 주간보호의 경우 만 65세 이상 또는 65세 미만으로 중풍,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병을 앓아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인정하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으신 어르신을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재활, 건강증진, 여가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곳에서 제공합니다. 워킹레일을 통한 보행훈련, 건강상담과 진단, 그림 그리기와 음악 부르기, 생신 잔치, 예술단 공연, 웃음치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어르신들이 봄맞이 화분을 꾸미면서 식물을 심고 있다. /창원도우누리
▲ 어르신들이 봄맞이 화분을 꾸미면서 식물을 심고 있다. /창원도우누리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제3차 협동조합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신고·인가된 협동조합은 1만 615개이다. 이 가운데 법인등기한 협동조합 9547개 중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조합은 4447개였다. 1453개는 폐업했으며, 2994개는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이유는 수익 모델 미비, 사업 운영자금 부족, 조합원 간 의견 불일치 등 다양했다. 그에 반해 창원도우누리는 노인종합재가센터를 개소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며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이다.

Q. 창원도우누리만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핵심은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함께 일하시는 분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거고요. 두 번째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들 가치를 지키며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볼 수 있어요. 수가가 센 방문요양의 경우 공급자 간 경쟁이 치열해요. 그러다보니 물품을 제공하거나 본인부담금을 대납하거나 이런 게 횡행했었거든요. 비용을 제대로 안 받으면 직원들 월급을 제대로 못 주고 복리후생도 부실해질 겁니다. 그러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비스를 받는 이용자가 좋게 될 겁니다. 이 원칙을 지켜나가는 거지요. 남들보다 서비스 질이 다르다, 그리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우가 다르다."

▲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린 조합원 워크숍 모습. /창원도우누리
▲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린 조합원 워크숍 모습. /창원도우누리

Q. 창원도우누리의 어제, 오늘에 대해서 들었는데요. 내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창원시 일자리창출사업으로 요양병원 간병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간병인 한 명이 병실을 2~3곳 보며 24시간 지키는 게 아니라 세 분이 8시간씩 3교대로 해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다음 달부터 협약을 맺은 병원에서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에요."

김 이사장은 "저를 포함한 조합원들은 서비스 이용자들이 변화하는 모습, 눈에 보이는 사업 성과가 나타났을 때 보람을 느낀다. 그게 없으면 일이 힘들어서 못 한다"고 말했다.

2017년 창원도우누리를 창립할 당시 조합원은 104명. 올해 노인종합재가센터를 개소해 주간보호사업을 펼치면서 조합원은 150명으로 늘어났다. 간병사업을 진행하면 조합원 수는 더 늘어난다. 김 이사장은 향후 10년 내 조합원 수 1000명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만드는 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 김미득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김미득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Q.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조합원들과 '올해 개소한 노인종합재가센터를 잘 운영해 지점도 하나 만들자'고 했어요. 5년 후, 10년 후도 그려봤는데요. '요양원을 운영하자, 실버타운을 하나 만들자. 그러면 우리는 방문요양도 하고, 주간보호사업도 하고, 그 다음에 요양원을 운영하거나 실버타운을 만들면 우리 조직 안에서 돌봄 선순환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는 이야기도 나눴고요. 어때요. 불가능한 소리로만 들리지는 않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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