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국 최고득표율로 당선 도내 개업중개사 6265명 대표 "의무 연수교육 무료화 노력"
수도권·지역 똑같은 규제 '문제' 대출한도 상향·수급 조절해야 지역 경제·부동산 경기 활성화

지난 7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도지부 신임 지부장에 하재갑(59) 씨가 당선됐다. 하 지부장은 총 투표자 2182명 가운데 1442표(66%)를 얻어 전국 19개 지부장 동시선거 출마자 가운데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의 기대와 열망을 안고 제12대 지부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지난 8월 21일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하 지부장은 협회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민과 함께 지역 부동산 발전을 위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데 여념이 없다. 다음 달 1일 취임을 앞두고 하 지부장을 만나 협회 발전 방향과 침체한 지역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지부 소속 회원 현황과 주요 활동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는 시·군·구 22개 지회와 각 행정동 단위의 분회로 구성돼 있다. 도내 등록 개업공인중개사 6376명 중 6265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회원 등록비율은 98.25%다. 협회의 주요 업무와 활동 사항은 △회원의 업권 보호와 권익향상을 위한 업무 △부동산 중개와 거래제도의 개선에 관한 조사·연구업무 △회원과 부동산 관련 종사자의 자질향상을 위한 지도와 교육 업무 △부동산 거래질서 의식의 고취를 위한 홍보업무 △부동산 거래정보망사업과 부동산 관련 정보의 수집 분석 발간과 정보제공사업 업무 등이다."

-소속 회원들과 결속을 다지기 위한 방안은?

"지부 사무국과 조직을 회원들 눈높이에 맞추고, 회원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협회를 서비스 봉사조직으로 대폭 개편했다. 지부장실을 회원 민원상담실로 공개하고 '회원민원상담제도'를 도입했다. 회원들이 중개업에 종사하면서 법률이나 세무에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상담하고 사건을 의뢰할 수 있도록 지부에 자문변호사와 자문세무사를 위촉해 회원들의 고충을 없앨 수 있도록 했다. 또 회원들이 법이나 제도 개선 등을 언제든 지부에 제안할 수 있도록 '회원 제안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비회원과 장기 회비 미납자, 공제 미가입자에게는 정보용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협회 주관 전문교육 참여도 금지하는 등 각종 혜택을 차단해 회원 중심 협회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 최대 현안은?

"경남지역에는 부동산 컨설팅업자라고 불리는 유사 중개사무소가 산재해 있다. 무등록자, 무자격자, 자격증 대여자, 컨설팅을 이용한 불법중개행위는 결국 도민들에게 피해를 전가한다. 이 같은 행위를 단속하고자 중앙회, 지부, 지회, 분회에 '불법중개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지부지도단속위원회'도 구성해 상시 가동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에 '단속 안내 현수막'을 게시하고, 경남도와 시·군·구 합동 지도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법무사협회에 직거래 대리계약 근절을 협조 요청했으며, 위반업체에도 경고문을 발송해 불법중개사무소를 자진 철거토록 유도하고 있다."

-임기 내 추진 사업과 계획은?

"협회에서 운용하고 있는 '한방'과 '한방앱'을 국민에게 신뢰받는 부동산거래정보망이 되도록 할 것이다. 또 개업공인중개사와 소속공인중개사는 2년마다 의무적으로 연수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상당한 부담이다. 연수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경남도 조례 제정·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외에도 부동산 매매업, 분양대행업, 컨설팅업 등 중개업역 확장에 앞장설 것이며, 공인중개사 과다 배출 억제 등 공인중개사법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경남지부에 전국 최초로 '공약실천위원회'를 구성해 회원들에게 약속한 사항들을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을 만나 협회 발전 방향과 침체한 지역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문정민 기자
▲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을 만나 협회 발전 방향과 침체한 지역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문정민 기자

-업계에서 체감하는 지역 부동산 경기는 어떤가?

"2∼3년 전에 비하면 부동산 투자자가 80% 이상 줄었다. 침체한 부동산 경기는 거래절벽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남지역 아파트 값은 많이 내려간 상태다. 집값이 더 하락한다면 지역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아파트'가 속출하고 금융회사들은 대출금을 상환받지 못해 결국 가계 부실, 금융 부실, 경기 장기 침체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경남 부동산 시장의 침체 원인을 분석한다면?

"수도권과 지역 간 차별화 없는 부동산 규제 위주 정책을 우선 지적할 수 있다. 또 아파트 과잉 공급, 지역 산업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공단의 침체와 젊은 세대 외곽 주거이동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정부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부동산정책은 수도권에 적용되는 정책이지 지역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은 개별성과 국지성이 강하다. 따라서 똑같은 잣대로 지역과 수도권 부동산을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고 지역에까지 부동산 억제 대책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장기 불황을 가져올 수도 있다. 현재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지역 부동산을 거래절벽으로 내몰아가는 형국이 되고 있다. 지역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한 지역별 맞춤형 차별화 부동산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지역 여건과 실정에 맞는 부동산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지역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대책은?

"청년을 위한 양질의 취업자리 마련과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 저렴한 주거 공간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대학 등 좋은 학군을 유치하고, 자녀 교육비 지원 등을 통해 젊은 세대를 유입시켜야 한다. 또한 현행 대출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소득세 한시적 인하, 아파트 수급 조절 등이 이뤄져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부동산 경기도 활성화될 것이다."

-도내 공인중개사들도 큰 어려움을 겪는 걸로 알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한 지 15년 동안 부동산 경기가 이렇게 어려운 적은 처음 느껴보는 것 같다. 개업공인중개사가 폐업을 하고 싶어도 다른 업종으로 변경이 쉽지 않고, 사무실을 내놔도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버티고 있다. 이에 협회에서는 정부와 지자체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종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건의하고 있다. 또 공인중개사법 개정을 통해 부동산 매매업, 아파트·상가 분양 대행업, 부동산 컨설팅업 등을 중개업역에 포함하고,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한 결의대회 개최 등을 계획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 비전과 전망은?

"부동산 투자는 '관심'이다. 관심이 있어야 안목이 생긴다. 안목이 있어야 좋은 부동산 나쁜 부동산을 구별할 수 있다. 앞으로 부동산 중개는 대형화, 협력화 시대이다. 나홀로 중개를 하는 시대는 끝났다. 법인화를 통한 대형화나 여러 개업공인중개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부동산 경기뿐 아니라 경제 전반이 어렵고 힘든 시기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다시 좋아지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인간은 부동산 없이 살 수 없다. 부동산은 삶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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