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 기후 영향으로 핀 봄꽃
창원 - 1년 두 번 피는 가을꽃
가을에 때아닌 벚꽃이 피어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녀린 꽃망울을 터뜨린 벚나무가 경남 도내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거제시 둔덕면 마장마을 벚나무가 꽃을 피운 데 이어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 3배수장에 있는 벚나무가 꽃을 피웠다.
마장마을에 핀 벚꽃은 왕벚나무에서 피어오른 불시개화(외부 자극이 식물들의 생리현상에 영향을 미쳐 이상생육을 유도하는 현상)지만 주남저수지 벚꽃은 춘추화로 시월벚나무에서 피어난 꽃이다.
벚꽃들은 봄철만큼 활짝 피진 않았지만 나무 전체에 꽃망울을 터뜨렸다. 시월벚나무는 왕벚나무에서 나는 꽃잎과 다르다. 왕벚나무 꽃잎은 5장 정도지만 시월벚나무는 겹겹이 20장 가까이 핀다. 개화기간도 일반 벚꽃보다 한 달가량 길다. 시월벚나무는 봄과 가을, 1년에 두 번 꽃을 피운다.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는 "가을에 피는 벚꽃을 목격하기는 쉽지 않지만 제3배수장에 핀 벚꽃은 춘추화다. 춘추벚꽃은 연구 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는데 흩어져 피는 특징이 있다"며 "원래 이 시기에 피는 것이 맞다"고 했다.
박 대표는 '기후' 영향으로 벚꽃과 봄꽃 등이 불시개화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올해 가을 잦은 태풍으로 낙엽이 지는 시점에 강한 바람을 맞아 불시개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꽃이 핀 위치를 보면 대체로 바람을 많이 받고 일조권이 좋은 쪽에 있는 나무들에서 발생하게 된다"면서도 "춘추화는 철 모르는 꽃이 핀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박종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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