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덮밥·해장국 등 다양
점주 "매출 절반은 음식"
직원 "요리업무 90% 차지"

PC방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반등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음식'. PC방 음식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19일 정오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PC방. 약 20개 좌석에 앉은 이용객들이 게임을 하는 가운데 귓가를 울린 건 게임 소리가 아닌 '음식 만드는 소리'였다. PC방 한가운데 주방이 떡하니 자리 잡았는데, 아르바이트생은 음식을 만드느라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무인정산기에서 요금을 계산한 후 자리에 앉았다. 컴퓨터를 켜니 가장 먼저 마주한 건 '먹거리 주문' 창. 수제버거부터 튀김·떡볶이·라면·덮밥에 미역국·황태해장국까지 입을 쩍 벌리게 만들었다. 음료 또한 캔음료뿐 아니라 아메리카노·스무디·에이드 등 골라 먹는 재미를 느끼게끔 다양했다.

과거 컵라면·과자·음료수 등에 그쳤던 데서 120여 개에 달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으니 상전벽해 수준으로 변했는데, 2019년 현재에도 PC방 음식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음식의 다양화와 함께 PC방 시장 또한 되살아나고 있다.

국내외 게임산업 통계 및 동향을 다룬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PC방 매출액은 2010년 1조 9342억 원, 2011년 1조 7163억 원, 2012년 1조 7932억 원, 2013년 1조 6618억 원, 2014년 1조 2277억 원, 2015년 1조 6604억 원, 2016년 1조 4668억 원, 2017년 1조 7600억 원을 보였다.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매출액이 2013년 1조 6618억 원에서 2014년 1조 2277억 원으로 26.1% 급감한 것이다. 2013년 6월 PC방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데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으로 2013년 80%에 그쳤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84.8%까지 확대됐다.

2015년에는 1조 6604억 원으로 35.2% 성장률을 보였지만 PC방 수는 2013년 1만 3796개, 2014년 1만 3146개, 2015년 1만 2459개, 2016년 1만 655개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PC방은 자구책을 모색했고 '음식'에 눈을 돌렸다.

▲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있는 한 PC방 모습. 고객이 음식을 먹으며 게임을 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있는 한 PC방 모습. 고객이 음식을 먹으며 게임을 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날개를 단 건 2015년 말이었다. 식품위생법에서 식품접객업 시설기준이 '독립된 건물이거나 식품접객업의 영업허가 또는 영업신고를 한 업종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시설과 분리되어야 한다'에서 '분리, 구획 또는 구분되어야 한다'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바닥에 선을 그어 구분하거나 파티션 등 공간을 구분할 수 있는 시설을 이용해도 영업공간을 분리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휴게음식점 도입이 수월해진 것이다.

먹거리가 전문화·고급화되면서 진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PC방 매출액 또한 2017년 1조 7600억 원에서 2018년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스포츠 산업 활성화와 함께 2019년, 2020년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 PC방 수 또한 2016년 1만 655개에서 2017년 1만 1349개로 반등했다.

PC방의 '레스토랑화'. PC방 매출액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업무 또한 '조리'로 변해가고 있다. 합성동 PC방 점주는 "전체 매출액의 절반 정도가 음식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으며, 아르바이트생 소민영(20) 씨는 "요금 정산은 기계가 담당한다. 업무 중 90%가 요리인 거 같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도 요금은 오르지 못하거나 되레 내려가 인건비·관리비를 충당하지 못해 PC방이 생존할 수 없게 됐다"며 "먹거리 쪽에서 매출이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타 매장과 차별화 전략이 더해져 음식을 내세우고 있다. 계속해서 (음식을 내세우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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