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법으로는 거제 회복 힘들어
관광진흥 특례로 '카지노'허가를

거제는 전국 최악 실업률, 전국 최악 신용 불량자 증가, 전국 최악 경매 물건 발생지 등 통계로 작성되는 각종 경제 지표 대부분이 '전국 최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통계보다도 실제 상황은 더욱더 좋지 않다. 가게 매출은 반 토막 난 지 오래고, 빈집은 넘쳐나며 각종 강력 범죄와 안 좋은 뉴스로 몰락해가는 중공업 도시의 음울함만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거제시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를 통해 보조금을 비롯한 각종 소소한 지역 경제적 특례들을 받지만, 거제가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가칭) 조선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 필요성은 이처럼 개별법상의 위기지역 지정으로는 거제의 총체적 경제 난국을 돌파하기 힘들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 경제 개발을 지원하는 특별법은 많다.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만 보더라도 결국 지역 투자 여건을 개선해 지역에 돈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거제는 새만금처럼 새로 생긴 넓은 땅을 어떻게 개발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조선업 장기 불황 국면에서 대체 산업으로 관광 자원을 어떻게 최대한 활성화할 것인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석탄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생긴 폐광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거제 특별법 모델로 삼아보자고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예컨대 조선위기지역 지원 특별법에도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수준의 동일한 법적 특례를 넣는다면 지역 경제 회생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별법 자체 효과만으로도 거제 경제는 회복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지역 개발과 관련한 각종 규제가 완화되고, 인허가가 단축돼 거제에 돈이 풀리는 실질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기에다 관광진흥법 특례 조항을 거제에 적용해 카지노를 추진할 수 있다면 이는 여타 논란에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둔갑할 수도 있다.

이는 결국 입법 문제이다. 과거 폐광 특별법이 만들어졌던 것처럼 '조선위기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면서 그 중 관광진흥법 특례 조항으로 카지노 설립이 가능한 조항을 삽입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입법 과정에서 중앙 정부와 다른 지자체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쉽지 않겠지만, 거제 미래와 조선산업 위기지역 미래를 위해 카지노 도입을 입법 과정에서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외 카지노로 새는 막대한 자본에 대한 우려와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시장 논리에 따른 오픈 카지노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한두 지역을 정부가 정확한 공모 방식을 통해 합당하게 카지노 설립을 허가하는 과정을 밟는다면 의외로 쉽게 일이 진척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조선산업 위기지역에 대한 정부 차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더구나 2025년이 되면 폐광특별법에 의한 카지노 시한이 종료되기 때문에 그 시기를 전후한 카지노 허용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은 명약관화해 보인다. 카지노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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