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티켓·비상업 영화 상영한
프랑스 공공영화관 예시 들어
"지역 문화 발달시킨 사례"

마지막으로 전양준(60)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영화제 기간 그와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가 제안한 지역 공공영화관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이른바 멀티플렉스로 불리는 복합문화상영관 시대가 열린 지도 30여 년이 지났다. 영화 산업을 거의 장악하다시피한 멀티플렉스도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미디어환경이 급변해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관객이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멀티플렉스가 무너지면 영화 상영관 시대가 끝나는 걸까?

▲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서후 기자
▲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서후 기자

전 집행위원장이 제시한 미래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특히 지역에서 더욱 긍정적일 수 있는 공공영화관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프랑스 파리 동쪽에 몽트뢰이(Montreuil)라는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가 있다. 이 도시에 유럽에서 제일 큰 공공영화관 멜리에스(Melies)가 있다. 이 도시에 있던 프랑스 유명 멀티플렉스가 관객 부족으로 문을 닫자 자치단체가 사들여 공공영화관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영화관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려와요. 일반 멀티플렉스의 절반 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거든요. 한 해에 80편 정도가 상영되는데, 한국, 이란 영화 등 프랑스에서 오로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많아요. 몽트뢰이 시민들만 즐길 수 있는 시네마천국이 있는 거죠. 멀티플렉스가 사라진 곳에 이런 새로운 문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전 집행위원장은 이런 공공영화관이 우리나라 작은 도시마다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다양한 영화 문화를 누리는데 서울과 지역의 큰 격차도 이 공공영화관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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