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네 번이나 바뀐 40년 아픈 세월, 그 모진 한(恨)의 연륜에 마침내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이란, 유신독재에 짓밟힌 시련으로써 쟁취해낸 '영예'라는 볕이 들었습니다. 그 암울 시대의 회자 시(詩)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읊조리며 '흐르는 물'과 '삽'의 의미심장을 되짚어 새깁니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 우리가 저와 같아서 /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 거기 슬픔을 퍼다 버린다 / 일이 끝나 저물어 /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 나는 돌아갈 뿐이다 /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 샛강바닥 썩은 물에 / 달이 뜨는구나 / 우리가 저와 같아서 /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어둔 세월을 이겨낸 가열찬 항쟁 의지여, 노력들이여 이제 새 '삽'으로 묵은 '슬픔' 대범히 퍼다 버리기를….

 

장강의 거대한 뒷물결이

앞의 물결을 밀어내듯이

도도한 정의의 사류(史流)에

썩은 역사가 온전하던가

'흐름'아

부마항쟁 '흐름'아

네 벅찬 강에 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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