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선수 소통 반영한 선발진
작년 저력 보여준 '원팀'재연
전북·제주 2연전 무패 성과로

경남FC 분위기에 뭔가 변화가 감지된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변화다.

지난 2일, 태풍으로 한 차례 연기됐던 전북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30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양팀 선발 명단이 발표됐다. 경남이 다음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제주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로테이션을 가동한 것으로 보였다. 실제 김종부 감독은 지난달 29일 포항스틸러스전 직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전북전 로테이션을 예고한 바 있다.

전북전은 태풍 타파로 또 한 차례 연기돼 3일 오후에 치러졌는데 선발 명단은 2일 예고 그대로였다. 결과는 1-1 무승부. 우승을 다투는 전북을 상대로 경기 내용이나 결과 모두 만족할 만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제주 원정. 로테이션을 가동했다던 전북전과 선발 라인업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전북전에서는 후반 교체투입됐던 제리치와 쿠니모토가 선발로 나선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 명단은 똑같았다. 벤치 멤버도 경고누적으로 빠진 배기종을 제외하면 그대로였다. 3일 전북전을 끝내고 4일 제주로 날아간 선수단은 사실상 하루를 쉬고 경기에 임했고, 결과는 2-1 승리.

뭔가 이상하다. 로테이션을 가동했다는 전북전 멤버가 그대로 나와서 제주를 잡았다? 그것도 시즌 원정 첫 승리를? 여기에는 '로테이션' 그 이상의 숨은 뜻이 있었다. 다시 전북전 이후 상황을 복기해보자. 경기 후 김종부 감독은 "작년 2부에서 올라와서 보여줬던,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경남의 색깔이 나타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개인의 능력이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팀적으로 최선을 다해줬다"며 "협력플레이 이런 부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 호성원(가운데) 경남FC 코치가 지난 1월 말 태국 방콕 전지훈련장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프로축구연맹
▲ 호성원(가운데) 경남FC 코치가 지난 1월 말 태국 방콕 전지훈련장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프로축구연맹

지난해 리그 준우승의 원동력이 됐던 '원팀 경남'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그리고 제주전에서도 '원팀 경남'은 위력을 발휘했다.

경남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ACL 병행, 주축 선수의 잦은 부상, 스타 플레이어 중심의 경기운영 등 여러 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전북·제주 2연전 결과를 보면 그동안의 부진은 결국 '절실함' '원팀 경남' 정신력에서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던 결과였음을 알 수 있다.

경남은 그동안 부진을 털어내고자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재조정해 봤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단 구성에도 일부 변화를 줬다. 그러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그런 경남에 무슨 일이 있긴 있었다. 지난해 경남 준우승의 주축들이 호성원 코치와 미팅을 하면서 선수단과 경기 운영 방안을 두고 깊은 논의를 했다.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밖에 있는 코칭스태프나 관중들이 느끼지 못하는 선수들 간의 장단점이 보인다는 점에서 다소 때늦은 감이 있는 논의였지만 김종부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가 전북전과 제주전 선발 라인업이었다. 당시 논의에 참여했던 선수들은 전북전에 굉장한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된 선발진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팀 운영을 망쳤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 하지만 결과는 좋았고 탄력을 받았다.

이제 남은 파이널B 5경기는 경고 트러블이나 부상만 없다면 앞선 전북·제주전 두 경기 선발진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강등권 탈출을 장담할 수 없는 승점 경쟁에서 이런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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