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병욱 의원,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현황 분석
대기업 97% 당일 처리…중기엔 '늑장' 100일 넘기기도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조선업체에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할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지나치게 차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4일 산은에서 제출받은 '선수금 환급보증(RG) 신청 및 처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만들다가 부도 등으로 납품이 어려워지면 선주가 미리 지급한 제작비(선수금)를 금융회사가 대신 돌려주겠다는 보증이다. RG 발급은 해외 수주에서 필수로 통한다.

정부는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 2017년 8월 중소조선사 대상 RG발급 원활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산은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4년간 162개 사업에 6조 5098억 원의 RG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 127개 사업(5조 8834억 원), 중견기업 25개 사업(6010억 원), 중소기업 10개 사업(254억 원)이다.

대기업 127개 사업 중 124개(97.6%)는 RG 신청 당일 발급됐다. 중견기업도 25개 사업 모두 당일 처리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10개 사업 중 3개만 당일 처리됐고, 선박 구성 부품 제조업을 하는 한 중소기업은 2017년 8월 28일 신청해 그해 12월 14일 승인돼 108일까지 걸린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당일 발급된 대기업 사업의 경우 STX조선해양(2012∼2015년 13건)과 한진중공업 수비크조선소(2018년 4건) 등 17건에서 산은이 선수금을 대신 지급하는 보증사고를 냈다.

김병욱 의원은 "선수금 환급 보증으로 인한 손실은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RG 발급이 거절당하거나 승인이 오래 걸리는 문제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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