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0개월 걸려 올해 3월 개장
관중 친화적 개방형 구조 '눈길'

지난 2010년 10월 26일 '창원시-KBO 신규 프로야구단 유치 업무 협약식' 자리. 박완수 당시 창원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창원시가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면 우선 마산야구장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것입니다. 동시에 일본 히로시마와 미국 피츠버그 구장처럼 지역민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새로운 야구장을 건립하겠습니다."

그로부터 8년 5개월이 흘렀다. 2019년 3월 18일 '창원NC파크'가 개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꿈의 구장'이라 의미를 더했다.

창원시는 2011년 2월 '프로야구단 유치 확정 이후' 새 야구장 건설에 재빨리 눈 돌렸다.

박완수 시장은 2011년 11월 미국 출장에 올랐는데, 앞서 언급한 '미국 피츠버그 야구장'을 직접 둘러보고 왔다. 이후 박 시장은 돔구장 건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이 3000억 원가량 된다는 점에서 현실성과 거리 멀었다.

▲ 창원시는 기존 마산종합운동장을 헌 뒤 그 자리에 새 야구장을 짓기로 하고 2016년 5월 공사를 시작했다. 새 야구장인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은 2년 10개월 후 그 위용을 드러냈다.  /경남도민일보 DB
▲ 창원시는 기존 마산종합운동장을 헌 뒤 그 자리에 새 야구장을 짓기로 하고 2016년 5월 공사를 시작했다. 새 야구장인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은 2년 10개월 후 그 위용을 드러냈다. /경남도민일보 DB

지역사회는 바다를 끼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를 롤모델로 거론하기도 했다.

반면 지역 정치권은 야구장을 얼마나 내실 있게 짓느냐에는 관심 없었다. 통합 창원시 태생적 한계를 드러내듯, 제각각 창원·마산·진해지역 유치만을 외치고 나섰다.

창원시는 새 야구장 위치 검토 대상을 모두 34곳으로 잡았다. 그리고 '새 야구장 위치 선정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그 결과 '창원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 '마산종합운동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창원시는 2013년 1월 '진해 육군대학 터'를 새 야구장 위치로 발표했다. 야구계 안팎의 반발이 이어졌고, 안상수 시장 체제로 바뀐 창원시는 2014년 9월 그 위치를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진해지역구 시의원이 안상수 시장을 향해 계란을 던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창원시는 기존 마산종합운동장을 헐고 그 자리에 야구장을 짓기로 했다. 그리고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2015년 1월)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2015년 3월) △설계 공모 공고(2015년 5월) △공모 당선작 선정(2015년 8월) △도시관리계획 결정(2015년 10월) 등의 행정 절차를 이어갔다.

창원시는 마침내 2016년 5월 공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새 야구장은 그로부터 2년 10개월 후 그 위용을 드러냈다. 2019년 3월 18일 마침내 새 야구장 개장식이 열린 것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새 야구장이 시민 통합과 화합의 구심점 역할, 그리고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NC다이노스 선수단도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동욱 감독) "소개팅 나가는 느낌입니다. 새로 사귀어야 할 친구를 만나는 거니까요. 창원시·구단이 힘을 모아 선수단에 너무 좋은 친구를 보내주었습니다."

(투수 이재학) "선수들 공간도 너무 좋아요. 라커룸은 기존 마산야구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너무 좋아서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새 야구장은 총넓이 4만 9000여 ㎡,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만들어졌다. 2만 2112석(지정좌석 1만 8370석) 규모다. 펜스 거리는 좌우 101m, 중앙 122m다.

새 야구장 특징은 관중 친화적 설계다. 팬들이 어느 곳에서든 막힘 없이 경기를 볼 수 있는 개방형 구조다. 관중석·필드 거리는 보통 20m 안팎인데, 이곳은 14.7m다. 국내 야구장 최초로 에스컬레이터(1~4층 운영)를 설치했고, 전광판은 가로 33m, 세로 18m로 국내 세 번째 크기다. 조명탑은 낮게, 음향시설은 울림을 적게 해 빛·소음 공해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야구장 주변은 잔디밭·분수광장 등 공원화했다.

시는 애초 예산 확보 문제로 애를 태우기도 했다. 결국 국비 155억 원, 도비 200억 원, 시비 815억 원, NC구단 100억 원, 이렇게 모두 합쳐 1270억 원을 투입했다. 구장 명칭을 놓고 또 한 번 홍역을 치렀다. 결국 '마산야구센터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기형적 명칭으로 마무리됐다.

'창원NC파크' 공식 경기 첫 홈런 주인공은 아쉽게도 다른 팀 선수 몫이었다. 3월 19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NC다이노스-한화이글스 경기에서 한화 김민하가 구장 첫 아치를 쏘아 올렸다. 구창모는 이날 경기 선발에 나서 '창원NC파크' NC 첫 선발에 이름을 올렸다.

NC는 '창원NC파크'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삼성을 7-0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NC 외국인 타자 베탄코트는 1회 담장을 넘기며 '창원NC파크' 정규시즌 첫 홈런 주인공이 됐다. '창원NC파크' 정규시즌 첫 경기는 현장 판매분 없는 매진을 기록했다. 2만 2112명이 들어찬 '창원NC파크'는 더욱 장관을 연출했다.

NC는 '꿈의 구장'에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9시즌 홈 72경기 총 관중 수는 71만 274명이었다. 경기당 평균 관중 수가 지난해 6200여 명에서 9864명으로 대폭 늘었다. 애초 창원시가 기대했던 평균 관중 1만 3000명, 구단이 최소 목표로 잡았던 평균 1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KIA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개장 첫해(2014년) 기록한 홈 관중 1만 366명, 삼성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첫해(2016년) 기록한 1만 1825명보다 뒤처지는 수치다. 하지만 '창원NC파크'는 지역 명소로 안착하고 있다. 경기 없는 주말, '창원NC파크' 주변 잔디광장에는 가족 나들이객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야구장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는 이가 있다. 마산상고 출신으로 1930~50년대 야구를 한 김성길(93) 옹이다.

"어릴 적 중앙운동장(지금의 마산 중앙동 장군천 인근)에서 야구 시합이 종종 있었죠. 경기 열린다는 얘길 들으면, 자산동에 살던 저는 걸어서 땀 뻘뻘 흘려가며 보러 가곤 했죠. 선수 시절엔 비 조금만 오면 운동장이 진흙탕으로 변했죠. 거기서 뒹굴면서 그냥 하는 거예요. 평소에도 땅이 안 좋으니 슬라이딩 조금만 하면 유니폼이 찢어지고 그랬죠."

그가 창원NC파크를 찾아 둘러보며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어휴, 잘해놨네, 너무 잘해 놨어…."

▲ 마산종합운동장 철거 시작   /경남도민일보 DB
▲ 마산종합운동장 철거 시작 /경남도민일보 DB
▲ 마산종합운동장 철거 완료  /경남도민일보 DB
▲ 마산종합운동장 철거 완료 /경남도민일보 DB
▲ 공사 1단계  /경남도민일보 DB
▲ 공사 1단계 /경남도민일보 DB
▲ 공사 2단계  /경남도민일보 DB
▲ 공사 2단계 /경남도민일보 DB
▲ 공사 3단계  /경남도민일보 DB
▲ 공사 3단계 /경남도민일보 DB
▲ 공사 4단계  /경남도민일보 DB
▲ 공사 4단계 /경남도민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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