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 과제 무임승차 빈번
불성실 태도 타인에 피해
배려와 책임감 잊지 말아야

오래전부터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책임감, 협동심, 리더십 등을 높인다는 취지로 모둠 형식의 수행평가나 조별과제가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학생들은 수업 준비와 발표, 과제를 조별로 하게 된다. 학생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과제 수행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고 스스로 문제 해결력을 키움으로써 학습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과제 수행을 통해 협동심과 책임감도 높일 수 있어 조별과제는 유익한 교육방법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여러 학생이 참여하는 과제의 특성상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학생들은 그중 가장 큰 문제로 단연 무임승차를 꼽는다.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는 조원으로 인해 열심히 하는 나머지 조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을 에둘러 표현하는 말이다.

모둠 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 학생은 이렇게 답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보고서 제출기간이었는데 그 전날 다른 조원이 아무런 연락도 주지 않고 잠수를 타 버려서 어쩔 수 없이 그 조원의 몫까지 홀로 새벽이 넘어가도록 보고서를 만들었어요. 아침이 되어서야 '알림이 안 떴다, 학원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답장만 왔어요."

이렇듯 조별과제가 무임승차하는 학생들로 인해 다른 많은 학생들에게 피해 아닌 피해를 주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학생들은 모둠 과제로 얻은 것이 협동심과 결과로 인한 뿌듯함이 아닌 분노와 스트레스뿐이라고 말한다. 무임승차를 넘어 거짓말까지 하는 친구에게 화가 나지만 협동점수에 영향이 미칠까봐 아무런 얘기도 못하고 속만 끓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무임승차도 문제지만 몇몇 학생에게만 과제가 집중된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된다. 모둠과제에서는 서로의 의견을 표출하고 제안하며 협동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과제 수행은 함께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나 하나쯤 안 해도 괜찮겠지, 내가 안하면 다른 조원이 하겠지' 등의 안일한 생각은 다른 조원에게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일 뿐이며 공정한 점수 분배를 어렵게 해 모둠과제가 갖는 처음의 취지와 전혀 다른 결과를 낳게 한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조별과제에서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몇몇 학생들의 불성실한 과제 수행으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보는 상황은 늘 발생한다. 조별과제 수행을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것이 잘 진행되기 위해 각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먼저 선행되었으면 한다. 공동의 일을 할 때에는 그 구성원이 똑같은 입장과 위치에서 시작하고 끝이 맺어져야 한다. 누구나 개인적인 사정은 있다. 특별히 누군가만 예외가 되거나 특별대우를 받을 수는 없는 법이다.

나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자세,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 터놓고 얘기하고 소통하는 법,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책임감이 뒷받침되어야 모두에게 유익한 조별과제 수행이 될 것이다. 이제 무임승차하는 하는 학생들이 없었으면 한다. 무임승차로 받는 점수가 얼마나 불공정한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부끄러운 점수인지 이젠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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