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1만 명 모여…17일 창원지검 앞 집회 예고

검찰개혁을 염원하는 부산·경남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와 시민 1만여 명은 12일 오후 6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뒤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와 검찰개혁을 위한 집회를 열고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검찰개혁뿐 아니라 언론과 친일, 정치 적폐 청산 등을 외쳤다.

앞서 지난 9월 28일과 10월 5일 부산지방검찰청에서 집회를 열었던 운동본부는 '광장은 시민들의 것'이라 서면에서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쥬디스태화 맞은편에서는 조국 구속 태극기 집회 등이 열리고 있어 마찰 우려도 있었다. 전위봉 부산민중연대 사무처장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부산 시민들의 목소리는 이곳 서면에서 거대하게 울려 퍼졌다. 부산의 광화문인 서면을 보수세력에게 뺏길 수 없었다. 앞으로도 촛불민심은 서면에서 크게 울릴 것"이라고 했다.

집회가 열리기 1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집회 장소 한 편에 마련된 검찰개혁 서명운동에 많은 시민이 참가했다. 하영석(54·부산시 진구) 씨는 "검찰개혁은 곧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문제다. 박근혜 퇴진 운동만큼 중요한 문제를 이제는 해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서명운동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 12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뒤편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완 기자
▲ 12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뒤편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완 기자

김해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김병준(41·장유) 씨는 "또 촛불을 들게 될 줄은 몰랐다. 국정농단이 박근혜와 최순실의 문제가 아닌 적폐세력의 농단이었던 것처럼 검찰문제도 단순한 검찰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한국당과 적폐 언론이 유착한 결과"라며 "검찰개혁을 비롯해 언론과 정치 적폐 청산이 이뤄져야 우리가 원하는 깨끗하고 공정한 사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경남지역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면 도민의 한 사람으로 참석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학생인 김유진(22·창원시 의창구) 씨도 친구들과 함께 참석했다. 김 씨는 "박근혜 퇴진 운동 때 들지 못했던 촛불을 들게 됐다. 검찰이라는 거대 조직의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분노하게 됐다"며 "언론을 통해 확인한 개혁안을 개혁안으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저 갑질하는 거대 조직의 반성을 바라며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다. 국민의 의도를 왜곡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자유발언대에서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요구는 빗발쳤다.

국민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해 광장에 왔다는 김경준(부산시 북구) 씨는 "지금 검찰과 언론이 보여주는 모습은 10년 전과 다른 것이 없다. 국민이 언론과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이유는 그들이 국민의 목소리와 힘을 외면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검찰도 언론도 개혁할 수 없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던 우리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에 이제는 귀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두 아이를 키운다는 40대 여성은 "정치는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지금껏 나라를 지키고자 투쟁하고 싸워왔던 사람들은 민초였다"며 "우리는 주변인이 아니고 개돼지가 아니다. 앞으로 미래를 책임질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검찰 개혁이, 언론과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한편,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정당은 17일 오후 7시 창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과 언론개혁 등을 외치며 촛불을 들기로 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집회다. 언론 개혁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의견이 다를 수도 있는 '조국 수호'에 대한 문제는 개개인이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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