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피싱 범죄들이 활개 치는 가운데 '로맨스 스캠'이라는 신종 사기까지 등장해 많은 피해자를 울리고 있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단어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접근해 친분을 쌓은 후 돈을 갈취하는 수법이다. 이들은 주로 외국인을 사칭하거나 실제 외국인인 경우가 많으며 인스타그램·페이스북·채팅앱 등으로 접근한다.

주로 피해자들은 외로운 중년층 또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 펜팔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피해를 본 후에도 남 보기 창피해 신고를 꺼리는 실정이다. 사기범들은 자신을 '거액을 상속받은 미국 외교관' 'NASA에 근무하는 미국인'으로 소개한 후 상대와 SNS로 지속해서 대화하며 호감을 쌓는다. 이들은 피해자가 어느 정도 호감을 뒀다 싶으면 항공료·통관료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한다. 피해자들이 쉽게 속는 이유는 우선 이들의 SNS에 있는 사진에 한 번 속고, 이들의 유창한 언변에 또 속아 넘어간다.

이들의 전형적인 수법을 몇 가지 얘기해 보면, 먼저 연애 감정이 확인될 때까지는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후 돈 요구를 시작하면 액수가 점점 커진다. 또한 전쟁이나 오지, 우주 비행 중이라는 핑계로 전화 통화나 일방적인 금융 거래가 어렵다는 구실을 댄다.

최근 미 연방검찰은 나이지리아인으로 구성된 로맨스 스캠 사기단 80명을 기소했다. 피해자는 미국·일본·영국 등에 거주하는 32명으로, 피해액은 12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에서도 영국인 남성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1400만 원을 갈취한 외국인이 검거된 사건이 있었다. 그는 재력가 영국인 행세를 하면서 타인 사진과 언변으로 상대에게 호감을 준 후 "당신과 함께 살고 싶다. 나의 짐과 당신에게 줄 선물을 먼저 한국으로 보낼 테니 통관료를 지불해 주면 나중에 한국으로 가서 돌려주겠다"며 금전을 갈취했다.

피해자들은 로맨스를 꿈꾸며 달콤한 사과를 베어 물었는데 독이 들었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런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SNS에서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하고, 인터넷상으로만 교제하는 경우 부탁을 가장한 입금 요구에 응해선 안 된다. 또 상대방이 선물 발송을 빙자로 보낸 배송업체 사이트 URL 접속을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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