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한봄고와 여고부 결승
5세트 접전 끝 은메달 그쳐
"내년 다시 한 번 우승 도전"

"우와!", "아!" 관중석에서 환호와 탄성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우리 팀 공격 성공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득점이 실패했을 땐 '괜찮아, 괜찮아'를 외쳤다.

제100회 전국체전 여자고등부 배구 결승전이 열린 서울 세화여고 실내체육관. 발 디딜 틈 없이 경기장을 메운 관객은 양팀 플레이에 웃고 울었다.

이날 결승에서 맞붙은 진주 선명여고와 경기 수원 한봄고는 '역대급 경기'를 펼치며 관객을 환호케 했다.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 영광은 한봄고가 안았지만 그 누구도 선명여고를 나무랄 순 없었다.

결승 1세트는 한봄고가 가져갔다. 한봄고는 경기 초반 4점 차 등으로 앞서가더니, 중·후반 차이를 더 벌리면서 25-12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 선명여고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사실 이날 선명여고는 팀 왼쪽 공격수 김세인(1학년)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는 어려움을 안고 결승전을 맞았다. 정호영 등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이용해 김세인 공백을 메운 선명여고였으나, 완벽한 경기를 펼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상하리만큼 쉽게 1세트를 내준 것도 이 때문. 그럼에도 경기를 거듭하며 안정감을 찾아간 선명여고는 2세트를 25-21로 이기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3·4세트, 양팀은 한 치 물러섬 없는 경기를 지속했다. 한 발 빠른 공격과 적극적인 수비를 앞세운 한봄고는 3세트를 25-14로 잡으며 다시 앞서갔다. 선명여고는 양유경 활약과 상대 실책 등을 바탕으로 4세트를 25-13으로 이기며 지난해 체전 우승팀 면모를 뽐냈다.

▲ 제100회 서울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배구 결승 경기가 9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세화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진주 선명여고가 경기도 수원 한봄고에 5세트 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자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 제100회 서울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배구 결승 경기가 9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세화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진주 선명여고가 경기도 수원 한봄고에 5세트 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자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금메달이 걸린 5세트. 점점 양팀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경기를 재차 펼쳤다. 선명여고는 '에이스' 정호영의 높은 타점을 이용한 공격으로 점수를 쌓아갔고 한봄고는 날카로운 서브 등으로 맞받으며 '핑퐁게임'을 만들었다. 6-6, 7-6, 다시 11-11. 상대 블로킹을 무력화하는 스파이크와 네트터치, 서브 범실 등으로 점수를 주고받은 양팀은 결국 14-14까지 맞았다. 두 번의 공격만 성공하면 금메달을 안을 수 있는 상황. 끝내 웃은 건 한봄고였다. 한봄고는 상대 수비를 벗겨 내며 공격에 성공, 16-14로 5세트를 매듭지으며 전국체전 메달을 품었다.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한봄고 선수들을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고 '전국체전 2연패'에 실패한 선명여고 선수 몇몇은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관중은 역대급 경기를 펼친 양팀 모두에게 환호와 박수를 쏟아냈다.

이광득 선명여고 지도자는 이날 경기를 '후회 없는 한판'이라고 정의했다. 이 감독은 "결승전답게 모든 선수가 잘 해줬다. 부상 공백이 있긴 했으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으로 이를 잘 메워줬다. 전국체전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프로지명을 받은 정호영·구솔 등 3학년이 팀을 떠나지만 라이트·센터 등 신입생 5명이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내년 조직력을 가다듬어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빼어난 경기력으로 지켜보는 이들을 매료시킨 선명여고. 내년 전국체전 여자고등부 배구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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