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후 첫 단식 금 이어 남대부 준우승 '대이변'

창단 30여 년을 맞은 창원대 탁구부가 전국체전에서 대형사고를 냈다.

9일 끝난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탁구 남녀 대학부 경기에서 창원대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란히 획득했다. 여기에 창단 후 처음으로 개인 단식 금메달까지 획득하며 최고로 풍성한 수확을 했다.

무엇보다 뜻깊은 성과는 남대부에서 준우승한 것이다. 창원대는 이날 오전 열린 남대부 결승에서 강호 경기대를 만나 접전 끝에 게임스코어 1-3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용수현(2) 양승재(3) 남상환(2) 이창민(4) 임상현(4)이 조를 짜 출전한 결승에서 첫 단식 2경기를 1-3, 0-3으로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어진 복식경기에서 3-2로 잡아내고 추격의 불씨를 댕겼다. 하지만 이어진 단식경기에서 0-3으로 무너지며 금메달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들의 은메달이 값진 것은 탁구 특기생으로 입학한 선수도 있고, 일반 학생으로 입학 후 탁구부에서 활동하는 선수도 있는, 어찌 보면 '클럽' 수준의 선수들이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창원대는 남대부와 여대부 탁구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학 예산 사정상 여대부만 특기생으로 대우하고 있다. 장학금을 비롯한 각종 지원에서 남대부는 제외되고, 특기생으로 분류되지 않으니 학교 수업도 다 들어가며 짬을 내서 훈련해온 것이다.

1차전을 부전승으로 진출한 창원대는 7일 열린 2차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인천의 인하대와 맞붙어 3-0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이때만 해도 '이변'이라고 했다. 출전 때부터 메달 획득을 해주면 고맙겠지만, 참전 점수만 보태도 된다는 평가를 받던 전력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일치단결했고 경북 안동대를 맞아 3-2 신승을 거두고 결승까지 내달렸다. 특히 단식 2경기를 내리 내주고도 복식과 나머지 단식 2경기를 쓸어담으며 이뤄낸 성과였다.

김하은(2) 김고은(1) 노푸름(1) 임예나(3) 정은순(4)이 조를 이룬 여대부도 올 시즌 마지막 전국대회인 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 시즌 전국대회 4승째를 챙겼다. 출전 당시 최소 은메달은 획득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한 것.

최대의 고비는 2차전이었다. 올 시즌 창원대의 전국대회 전관왕에 발목을 잡아왔던 군산대 선수가 주축인 전북선발과 경기였다. 군산대는 창원대와 함께 올 시즌 여대부 탁구를 주름잡던 팀이어서 잔뜩 긴장하고 맞은 대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로 싱겁게 결정됐다. 내리 3경기를 잡아내며 가뿐하게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인천대를 3-1로 물리치고 오른 결승에서 경기대를 역시 3-1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탁구부를 지도하고 있는 이강헌 창원대 체육과 교수는 "올해는 창원대 탁구부 역사상 길이 기억될 성과를 남겼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둔 남자부나, 올 시즌 숙적을 물리치고 우승한 여자부나 모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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