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창원 입점 제한 약속
올해만 4개 매장 줄줄이 개점
국감 질타에 "상생할 것"반복

신세계그룹의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창원 입점과 관련해 허성무 시장이 지역사회와 상생 방안을 요구한 가운데 신세계 이마트가 창원지역 상권과 약속을 깨고 매장 개점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국정감사장에서도 질타를 받았고, 증인으로 나온 신세계와 이마트 수장들은 상생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상생 합의 깬 신세계 = 신세계는 지난해 골목상권 침탈 우려로 사회적 갈등을 낳았던 노브랜드 창원대동점 개장 이후 최근까지 노브랜드 매장과 이마트에브리데이 입점을 속속 진행해왔다. 창원대동점을 둘러싸고 지난해 5월부터 9월 말까지 이어진 지역 소상공인과 신세계의 충돌은 상생 협약을 맺으며 일단락했다.

특히 이 협약에는 노브랜드 추가 입점 제한이 포함돼 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9일 창원시 고시공고를 보면 노브랜드만 4곳이 올해 문을 열었거나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4월 노브랜드 진해용원점(268.8㎡) △8월 노브랜드 마산현동점(343.45㎡) △10월 19일 노브랜드 진해자은점(322.42㎡) △11월 8일 노브랜드 진해풍호점(486.4㎡)이다. 개설자는 ㈜유진인터내셔날 박택열 대표 또는 코리아원㈜ 김규봉 대표로 돼 있다.

'노브랜드(No Brand)'는 이마트 자사 브랜드(PB)로 생활용품과 가공식품 등을 파는 독립 매장이다. 앞서 ㈜이마트 이갑수 대표이사를 개설자로, 매장 면적 495.87㎡ 준대규모점포인 노브랜드 창원대동점(대동백화점 1층 일부)이 들어섰다. 당시 이마트는 상남시장 등 6개 전통시장 상인회와 협의를 거쳐 창원지역 노브랜드 2호점 입점 제한 등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실상은 이 같은 합의가 전혀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다.

노브랜드뿐만이 아니다. 이마트는 SSM(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지난해 11월과 올 4월 의창구 사림동과 북면 감계리(면적 각각 628.1㎡, 481.50㎡)에 잇따라 열었다. 또 편의점인 이마트24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창원에서만 90곳 정도가 나온다.

▲ 상생협약을 깬 신세계의 무차별 매장 입점이 국회 국감장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창원시내 한 노브랜드 매장.  /김구연 기자 sajin@
▲ 상생협약을 깬 신세계의 무차별 매장 입점이 국회 국감장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창원시내 한 노브랜드 매장. /김구연 기자 sajin@

◇수장들 "상생" 되풀이 =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은 상생 합의를 깨고 매장을 추가한 신세계를 꾸짖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을) 의원은 "노브랜드 창원대동점을 내면서 이후 추가로 점포를 낼 때는 동의를 구하겠다는 상생 협약이 있었는데, 동의를 구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민영선 이마트 부사장은 "변명 같지만, 합의서에 나와 있는 창원지역을 한정해 해석한 것 같다"면서 "대기업이 아닌 자영업자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앞으로 상생 협의를 하겠다"고 답했다.

스타필드 창원 공론화에서 시민참여단 71% 찬성이 나온 것을 두고 우 의원은 "소상공인들의 생존 문제가 늘 시민 편의 등에 부딪힌다"며 아쉬워했다. 스타필드를 추진하는 신세계프라퍼티 임영록 대표는 "창원시장도 반대 25%의 고민과 어려움을 충분히 보듬어가자는 뜻으로 몇 가지 조건을 말했다. 지역민에게 실질적으로 뭐가 도움되는지 앞으로 상생 방안을 잘 만들겠다"고 답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수열 경남유통상인협회 대표는 "대기업이 합의를 깨버리는데, 어떤 믿음을 갖겠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면서 "스타필드가 도심 한복판에 생기는데, 외곽에서 해준다면 상생 의미로 받아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임 대표는 "외곽으로 옮기거나 무조건 모든 것을 하겠다고 하면 우스운 것이고, 점포 개점을 할 때는 현지 상권, 교통 등이 연계돼 있다. 토지 대금도 다 건너가 있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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