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학생들이 전국 교육감에게 보내는 학교 비정규직 응원 릴레이 공개 편지가 화제다. 경남에서도 거제여자상업고 한 학생이 박종훈 경남교육감에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길 바란다는 글을 썼다. 그동안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대표자들이 임금교섭·공정임금제를 주장해 왔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격차를 줄여 80% 수준까지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 등을 이유로 무기한 단식농성을 했다. 그러자 전국 특성화고 권리연합회 학생들이 전국 시·도 교육감에게 "비정규직 없는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일제히 보낸 것이다.

학생들이 사회 어두운 면에 손 내미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지난 7월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대규모 파업에 대해 '불편해도 괜찮아요', '밥 안 준다 불평 말고 파업 이유 관심 두자' 등의 인증샷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을 응원한 바 있다. 현재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청와대 앞에서 집단 단식을 하고 있다.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오는 17일 총파업을 할 예정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편지 쓰기 운동을 제안한 신수연 수원정보과학고 학생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에게 지난 7월 "학생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총파업을 지지했던 이유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을 해소하기 위함이었으나, 지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며 앞장서서 비정규직 없는 경기도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광주 한 특성화고 학생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에게 보낸 공개 편지는 동시대를 사는 기성세대에게 울림이 큰 호소문이다. "장휘국 교육감님, 곧 사회에 나가 노동자가 될 저는 이 사회가 무섭습니다.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분들께서 기본적 인권을 보호받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랍니다."

청년실업과 저출산 고령화 사회라는 굴레가 우리 사회 전반에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보면서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같은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은 대다수 계약직·비정규직으로 취직한다. 가까이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삶의 변화가 있어야 우리 삶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응원 편지를 쓰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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