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념일 지정 의미 되새겨
항쟁안내 부스도 인산인해
"시민 자랑으로 인식됐으면"

'부마민주항쟁 기념 팔룡산 걷기대회'로 항쟁 40주년 축제가 시작됐다.

올해는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부마민주항쟁이 40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참여한 시민들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고 진지했다.

'2019 부마민주항쟁 기념 팔룡산 걷기대회'가 6일 오전 9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팔룡산 봉암수원지 일원에서 시민 4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 행사는 경남도민일보,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봉암수원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초가을의 정취를 만끽함과 동시에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데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강석구(81·마산합포구 자산동) 씨는 "부마항쟁이 먼저 일어나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는데 국가기념일 지정은 더 늦었다. 부마항쟁 당시 마산의료원 앞, 마산경찰서 앞 시위에 참여했는데, 부마항쟁은 시민이 일으킨 진짜배기 민주화 운동이자 자긍심이다. 이제라도 인정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강영도(55·성산구 외동) 씨 역시 올해 행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강 씨는 "10년 전 3·15의거가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을 때 부마항쟁도 같이 지정됐어야 했다. 마산 시민이 3·15의거는 다 아는데 부마항쟁은 잘 모른다. 40주년을 전환점으로 이번 걷기대회와 같은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부마항쟁이 시민에게 자랑으로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팔룡산 걷기대회에서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행사장 한쪽에 부스를 설치하고 부마항쟁을 시민에게 알리는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는 유독 많은 시민이 이곳을 찾아 부마항쟁을 소개하는 안내장과 40주년 기념식 소개장을 받았다.

▲ 부마민주항쟁 40년, 한 가족이 구성될 만큼의 역사가 흘렀다. 6일 창원시 봉암수원지 일원에서 열린 항쟁 40주년 기념 제10회 팔룡산 걷기대회에 참가한 한 가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부마민주항쟁 40년, 한 가족이 구성될 만큼의 역사가 흘렀다. 6일 창원시 봉암수원지 일원에서 열린 항쟁 40주년 기념 제10회 팔룡산 걷기대회에 참가한 한 가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한종필(47·자산동) 씨와 딸 경윤(14) 양은 부마항쟁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 양은 "경찰이 쏜 총탄 자국이 담벼락에 남아있는 마산무학초등학교를 졸업해 3·15와 부마항쟁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했다.

이어 한 양은 "교과서에 3·15의거와 4·19혁명이 나오지만 비중은 2 대 8로 마산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많이 배울 수 없다. 또 10·26사건은 교과서에 나와도 부마항쟁은 없어 학생들이 알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원철 부마항쟁기념재단 학술·기념사업팀장은 "작년에 기념재단이 생기고, 올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등 부마항쟁 재조명은 이제 시작이다. 올해는 부마항쟁이 시민들 사이에서 조금씩 이야기되는 것 같다. 민주화를 향한 시민 열망이 1960년대부터 촛불집회까지 연속성을 가진다는 점과 함께 부마항쟁의 의미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마민주항쟁 40주년 행사는 기념식을 시작으로 음악제·영화제로 이어진다.

오는 16일 경남대학교에서 40주년 기념식이 열리며, 17일 경남대 창조관 평화홀에서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이어 18일에는 '빛날'(부제 : 그들이 비추는 내일)이라는 주제로 청소년 창작 뮤지컬 공연이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다. 29일 3·15아트센터에서 부마민주음악제, 11월 15∼30일 씨네아트리좀에서 부마민주영화제가 열린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