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통신사가 사업 확장 및 고객 유치 경쟁 과정에서 한국전력공사 전신주를 무단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경남지역에서 가장 많이 훔쳐 쓴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용주(무소속)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 8.)간 국내 통신사들이 한전 전신주를 무단으로 사용해 적발된 건수가 133만 7585조(가닥)인 것으로 드러났다. 추징금만 1575억 원에 달했다.

통신사별 LG유플러스가 34만 5160조를 무단 사용하다 적발돼 가장 많이 훔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추징금만 563억 원으로 통신사 전체 추징금의 36% 수준에 해당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 259억 5000만 원(22만 8447조), SK텔레콤 187억 2000만 원(18만 755조), KT 132억 7000만 원(8만 8178조)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올해 8월 말 기준 경상남도에서 3만 1712조로 가장 많이 훔쳐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대구시 2만 3882조, 서울시 2만 192조, 인천시 1만 5781조 순이었다. 한국전력은 통신설비 점검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통신사 사업 확장 및 고객 유치 경쟁 등으로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입다는 입장이다.

이용주 의원은 "이들 대기업 통신사들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케이블 대부분은 고압 전력이 흘러 위험할 뿐만 아니라 도심 곳곳에 정비되지 않은 통신케이블로 인해 국민 안전은 물론이고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며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통신선 설치 승인 절차 간소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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