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생 최대의 곤경을 겪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보면 어쩐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떠오른다.

이른바 386세대 출신에,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이자 경남·부산을 대표하는 여권 대선주자 등 다른 공통점도 많지만, 어떤 진실을 놓고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점이 특히 오버랩됐을 것이다.

더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근시일 내에, 늦어도 앞으로 두세 달 안에 운명이 결판날지도 모르는 처지다.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지사는 항소심 선고공판이 올해 안에 열릴 게 유력하고, 조국 장관 역시 검찰 수사 결과나 국민 여론에 따라 조만간 낙마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상황은 결코 두 사람에게 유리하지 않아 보인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것 자체가 부담이고, 조 장관은 검찰이 확신을 내비치는 부인 관련 혐의나 우호적이지 않은 국민 여론 등이 난관이 되고 있다.

만약 두 사람이 몰락한다면 여권 대선 전략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 여권 대선주자군 중 비교적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여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경남·부산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물론 반대로 지금의 위기를 넘는다면, 두 사람의 미래는 위와 똑같은 이유에서 탄탄대로가 될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주자 1위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호남 출신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어야만 하고, 또 다른 선두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 유죄 판결을 받아 지사직 유지가 위태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전체, 그리고 그 지지세력이 '물불 안가리고' 두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모든 정치권이 개혁이니 민생, 나라의 운명을 앞세우지만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 즉 생존 본능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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