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교사 모두 머리 맞대고 준비·평가
다른 시각 통해 학생들 이해하는 시간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과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으로서 공개수업을 하고 있다. 이는 수업을 공개된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여 동료들로부터 배우는 기회가 된다. 또 자신의 수업을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으며 자기 성장을 꾀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공개수업을 월 1회 학년별로 하고 있다. 공개수업은 전 교원이 참가할 수 있도록 방과 후 시간에 배정한다. 수업 대상이 되는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즐거움으로 임한다. 공개수업은 사전 협의회, 공개수업, 사후 협의회를 일련의 세트로 구성하고 있다.

사전 협의회는 학년 중심으로 공개수업 2주 전부터 1~3회 한다. 여기서는 학생들 배움이 수업에서의 활동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 삶과 연결될 수 있도록 교재 선정과 수준이 적절한가를 토의한다. 또 교과와 학생 삶의 간격을 좁혀 그들에게 의미 있는 배움이 일어나도록 교육과정 재구성을 한다. 이를 위해 동료 교사들과 의견을 나눈다. 수업자는 동료 교사들의 다양한 의견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성취 기준도 여러 번 살펴보게 된다. 수업 활동지를 동료 교사들과 함께 만들어 가므로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수업자 아닌 교사는 타 교과를 접하면서 교양을 쌓고 안목도 넓힐 수 있다. 또한 다른 교과 수업 내용을 알게 되므로 자신의 수업에도 도움이 된다.

필자의 학교는 배움중심 수업이 일상화되어 있고, 협동적인 배움이 잘되도록 교실 책상 배치를 'ㄷ'자로 했다. 물론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은 찾아볼 수 없다.

공개수업 참관자는 교사의 수업 기술보다는 학습자의 배움을 관찰한다. '어떻게 가르쳐야 했는가'가 아니라 학습자가 '어디에서 배우고 어디에서 주춤거리는가'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학생들이 배움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는가'와 '학습자들 간에 의미 있는 모둠활동이 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필자가 처음 공개수업에 참관하여 모둠 학습자들을 관찰하였지만, 그들이 어디에서 배우고 주춤거리는지를 잘 알 수 없었다. 경험 많은 한 부장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모둠에서 학습자 간의 대화를 모두 적어보면 어디서 배우는지, 주춤거리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다음 달 공개수업에서 그렇게 해보니 학습자의 수업 참여 양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수업 맥락을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학생도 있었지만, 소극적이면서 이해하는 속도가 느린 학생도 보였다. 그때 배움이 느린 학생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여 학습 결손이 누적되어 학습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수업자는 학생들의 배움을 주의 깊게 살피고 주춤거리는 모둠에서는 약간의 도움말로 활기를 띠게 하였고, 소외되기 쉬운 학생들에게 발표 기회를 많이 주었다. 발표하는 학생들 간의 의견을 서로 연결해 수준 높은 토론이 이어지도록 몰입을 높여갔다.

사후 협의회는 공개수업 직후 바로 열린다. 수업자의 소회를 시작으로 참관자 전원이 수업에서 좋았던 점 또는 자신이 배운 점을 이야기한다. 학생 한 명 각자에 대한 배움의 특성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파악된 것을 나누므로 학생들의 구체적인 수업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수업자는 동료들부터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로 자신의 수업을 반성하고 성찰하게 되며 참가한 모두가 함께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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