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2경기 모두 잡아야 준PO행
양팀 시즌 전적 8승 8패 백중세
압박 커도 마냥 불리하지 않아

정규시즌 전적 8승 8패. 올해 한 치 물러섬 없는 승부를 펼쳤던 두 팀이 다시 만났다.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의 2019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와일드카드 경기 규정상 마음이 급한 쪽은 NC다.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친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패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하면 그대로 가을야구를 마쳐야 한다.

설령 1차전을 이기더라도 5일 치르는 2차전 역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NC다.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는 이동욱 NC 감독의 각오가 허투루 나오는 말이 아닌 셈이다.

▲ 이동욱 NC 감독 /경남도민일보 DB
▲ 이동욱 NC 감독 /경남도민일보 DB

와일드카드제 역사를 보더라도 불리한 건 역시 NC다. 국내 프로야구에 와일드카드제가 도입된 2015년 이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모두 잡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SK와 넥센이 맞붙은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리그 4위 넥센이 SK를 5-4로 꺾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2016년에는 KIA가 일을 낼 뻔했지만 미완에 그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LG와 맞붙은 KIA는 1차전을 4-2로 잡으며 승부를 2차전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KIA는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호투한 LG 류제국에게 막히며 0-1로 석패했다.

2017년, 2018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모두 단판 승부로 끝났다. 2017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NC가 SK를 10-5로 이기며 준플레이오프에 곧바로 올라갔고 2018년에는 넥센이 KIA를 10-6으로 잡았다. 2선승제에서 1승을 내주고 시작하는, 여기에 원정에서 2경기를 모두 치러야 하는 5위 팀 처지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뚫고 준플레이오프에 오르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인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겁먹을 이유는 없다. 가을야구만 놓고 본다면 NC는 LG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전적을 남겼다. 지난 2014년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LG와 처음 만난 NC는 가을야구 경험 부족으로 1승 3패로 패했다. NC는 2년 뒤 이를 되갚았다. 2016년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한 NC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꺾고 올라온 LG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당시 NC는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3-2,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NC는 잠실구장에서 진행한 3차전에서는 1-2로 패했지만, 4차전에서 8-3으로 이기며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렇듯 NC와 LG의 가을야구 상대전적은 4승 4패다. 시리즈 전적도 1승 1패 백중세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상대 전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는 하나, 그래도 비교적 웃을 수 있는 기록을 지닌 NC다. 여기에 올 시즌 NC가 잠실 LG 원정에서 5승 3패로 앞선다는 점 역시 NC와 팬을 기분 좋게 하는 요소다.

▲ 류중일 LG 감독 /연합뉴스
▲ 류중일 LG 감독 /연합뉴스

올해 정규시즌에서 LG를 상대로 남긴 팀 타율이나 팀 마운드 기록도 크게 나쁘진 않다. 우선 타선은 LG를 상대로 타율 0.264를 남겼다. 시즌 팀 타율 0.277에는 못 미치나, LG가 NC를 상대로 기록한 0.248보다는 앞선다.

마운드는 LG를 맞아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NC 마운드의 LG전 팀 평균자책점은 2.88로 9개 구단 중 1위다. 이닝당 출루율(1.25)이나 실점(58점), 피안타(138개) 등도 준수하다.

선수 개개인별로는 양의지·박민우·김태진이 LG전에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양의지는 LG전에서 홈런 5개를 치고 12타점을 쓸어담기도 했다. 마운드에서는 구창모가 LG전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82를 챙겼다. 단, 구창모는 지난달 26일 한화전에서 허리 근육통으로 조기 교체되는 등 와일드카드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NC 처지에서는 구창모 몸 상태에 따라 와일드카드 결과도 요동칠 전망이다. 이 밖에 이재학은 LG전 1경기 평균자책점 2.84를, 루친스키는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을, 프리드릭은 1경기 1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현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투수로는 프리드릭이 유력시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NC는 최대한 많은 투수를 투입해 승리 발판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1경기만 지면 끝난다는 압박이 크겠으나 NC가 올 시즌, 지난가을 쌓아온 경험과 기록을 바탕으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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