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시즌 2위로 상승세 지속 승부조작 연루·음주운전 '눈살'
2017년 가을야구 10경기 '저력' 맏형 이호준 현역 생활 마침표
2018년 잇단 부상에 전력 침체 김경문 감독 시즌 중반 사퇴도

-다사다난했던 2016년-

2014~2015년 잇따라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NC다이노스 상승세는 2016시즌에도 계속됐다. 단, NC는 경기력과는 별개로 많은 악재에 시달리며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NC는 박석민을 FA(자유계약)로 데려오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전력 누수 없이 취약한 3루 포지션에 국내 최정상급 야수를 보강한 것인데, 덕분에 팬들 우승 기대감 역시 치솟았다. 기대와 달리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시즌 초반인 4월 NC는 투타 균형이 무너지면서 5할 승률로 마감했다. 5월 들어서는 위기도 닥쳤다. 외국인 에이스 해커가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인데, 5월 17일 1군 명단에서 제외된 해커는 이후 두 달간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NC는 이 같은 위기를 '신인급 선수' 활약으로 헤쳐나갔다. 대표적인 선수가 정수민이었다. 깜짝 선발 등판한 정수민은 전반기 10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4.24를 거두며 해커 자리를 메웠다. 후반기 들어서는 제구력 난조로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NC 최다 연승인 15연승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던 정수민이었다.

급성장한 외야수 김성욱과 김준완도 눈에 띄었다. 2015시즌까지 외야진 4 옵션에 머물렀던 김성욱은 6월 이후 불방망이를 뽐내며 외야 세 자리 가운데 한 자리를 꿰찼다. 김준완은 '눈야구' 대명사가 됐다. 2013년 데뷔 이후 대주자 역할에 머물렀던 김준완은 그해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선구안을 선보이며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물론 '깜짝 스타' 활약만으로 긴 시즌을 쳐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두산과 1위 경쟁을 이어가던 9월, NC는 외국인 투수 스튜어트가 오른쪽 어깨 근육 뭉침으로 한 달간 마운드를 지키지 못하는 아픔을 다시 겪었다. NC는 장현식·구창모 등으로 그 공백을 메웠지만 추격 동력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NC는 두산에 9경기 차 뒤진 2위(83승 3무 58패)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은 가을야구에서도 되풀이됐다. NC는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제압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데까진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NC는 한국시리즈에서 '판타스틱 4'라 불린 두산 선발 4인방에게 막히며 4전 전패로 우승을 내줬다.

▲ 2016년 11월 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4차전 경기 후 NC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2016년 11월 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4차전 경기 후 NC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그럼에도 NC는 두산에 열세로 평가받던 마운드에서는 팽팽한 대결을 펼치며 가능성도 일깨웠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나서 김경문 NC 감독도 "팀을 잘 만들어 다시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NC의 다음 걸음을 주목하게 했다.

2016시즌, NC는 성적 면에서는 새 역사를 썼지만 경기력 외적으로는 수많은 악재에 맞닥뜨렸다. 그해 NC는 프로야구계를 덮친 승부조작 파문 중심에 섰다. 7월 21일 선발투수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죄)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이태양은 2015년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승부조작을 시도하고 그 대가로 2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태양은 8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혐의가 드러나자 NC는 이태양 선수 등록을 말소했고, KBO는 참가활동정지 제재 처분을 내렸다.

시즌 막판에는 외국인 타자 테임즈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물의를 일으켰다. 테임즈는 9월 한국을 방문한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경찰 음주운전 단속을 받았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정지 수치인 0.056%로 나왔다. KBO는 곧 정규시즌 잔여경기(8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5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NC 구단도 테임즈에게 벌금 5000달러와 사회봉사 50시간 자체 징계를 했다.

다만 테임즈는 2016시즌에도 여전히 활약했고, 이를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총액 1500만 달러(약 175억 원) 입단 계약에 성공했다. 테임즈는 KBO 2014~2016시즌 3년간 통산 390경기에 출장해 124홈런 382타점 343득점 타율 0.349 출루율 0.451 장타율 0.721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남겼다. 특히 2015시즌 KBO리그에서 아무도 밟지 못했던 '40(홈런)-40(도루)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 MVP를 수상했다.

▲ 2017 10월 11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다이노스와 롯데자이언츠의 3차전 경기. NC 이호준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하며 웃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2017 10월 11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다이노스와 롯데자이언츠의 3차전 경기. NC 이호준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하며 웃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가장 길었던 가을-

외국인 선수 2명 교체(맨쉽·스크럭스 합류)와 함께 2017시즌을 열었던 NC는 정규시즌 내내 2위를 확고히 지키다가 후반기 두산·롯데 질주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NC 부침에는 선발 마운드 붕괴가 컸다. 4월에는 외국인 투수 해커와 맨쉽을 제외한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며 조기강판을 밥 먹듯 했고, 5~6월에는 기세 좋던 맨쉽마저 부상으로 두 달간 1군 명단에서 빠졌다. 구창모·장현식 등 젊은 투수들은 기복이 심했고, 이재학마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그해 NC 선발투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가 48회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머물렀다는 점은 NC가 겪은 마운드 위기를 잘 보여준다. 선발진 부진은 곧 불펜진 과부하로 이어졌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한창이던 시즌 막판, 피로가 누적된 불펜진마저 붕괴하며 NC는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그래도 창단 후 '네 번째 포스트시즌'을 맞은 NC였다. 정규시즌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부터 치러야 하는 불리한 위치해 놓인 NC였으나, NC는 보란듯이 이를 헤쳐나갔다. SK와 맞붙은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NC는 타선 파괴력을 앞세워 10-5 단판으로 승부를 매듭짓고 준PO에 올랐다. 준PO에서 NC는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롯데를 3승 2패로 제압했다. 3년 연속 PO 진출이라는 성과는 덤이었다.

한국시리즈(KS)를 향한 마지막 관문에서 만난 건 2016시즌 KS에서 NC에 4전 전패 치욕을 안겼던 두산이었다. NC는 지난 아픔을 씻고자 분전했지만, WC-준PO를 치르는 동안 누적된 피로와 불펜진 구위 저하로 또 한 번 패배(1승 3패)를 맞아야 했다.

그러나 꾸준한 가을야구 경험은 NC를 저력 있는 팀으로 성장시켰다. 2017시즌, NC는 첫 포스트시즌 경험이었던 2014년 준PO 4경기, 2015년 PO 5경기, 2016년 PO·KS 8경기를 넘어 10경기로 가장 긴 가을을 보냈다. NC의 긴 가을나기에는 타선 공이 컸다. 2016년 KS 4경기에서 2득점으로 침묵했던 타선은 2017 포스트시즌에서는 맹타를 휘둘렀다. WC 1차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13안타 10득점으로 SK 마운드를 무너뜨린 NC는 롯데와 준PO 5경기에서 51안타(6홈런)를 쏟아부으며 32점을 쓸어담았다. 타선은 PO에서도 4경기 동안 안타 49개(6홈런)를 몰아치며 28득점으로 제 몫을 해줬다.

에이스 해커 역투도 빛났다. 해커는 당시 준PO 1·5차전과 PO 3차전 3경기에 등판했다. 준PO에서는 완벽했다. 해커는 1차전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2볼넷 1실점(1자책)으로 시리즈 기선을 제압하는 데 앞장섰다. 2승 2패로 맞선 5차전에서도 해커는 6.1이닝 4피안타 2볼넷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팀을 PO로 이끌었다. 2경기 평균자책점 0.68을 기록한 해커는 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비록 해커는 승리가 절실했던 PO 3차전에서 부진했지만 여전히 '2017년 NC의 PO행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로 회자하고 있다.

긴 가을 뒤에는 이별도 찾아왔다. 2013시즌부터 NC 소속으로 팀 중심을 잡아줬던 맏형 이호준이 현역 은퇴 뜻을 밝힌 것이다. NC 구단은 그해 9월 30일 넥센전에서 그의 은퇴식을 열어줬고 1만 1000명 만원 관중이 함께 이호준의 제2 인생을 축복했다. 이호준은 이 자리에서 "팬 여러분의 뜨거운 함성을 가슴에 품고 더 멋진 이호준이 되겠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 2018년 5월 17일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 롯데자이언츠 경기에서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우비를 입고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2018년 5월 17일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 롯데자이언츠 경기에서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우비를 입고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창단 첫 꼴찌 수모와 변화-

2018시즌 NC가 받은 최종 성적표는 144경기 58승 1무 85패 승률 0.406이었다. 4년 연속 가을야구 대신 남은 건 팀 창단 이후 최악의 등수(10위)였다.

시즌 시작 전만 해도 NC에는 장밋빛 미래가 있었다. 내부 FA 3인방 손시헌·이종욱·지석훈과 계약에 성공하며 전력 변화를 줄였고, 새 외국인 투수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 베테랑 최준석 등을 품은 까닭이었다. 전지훈련에서 부활을 알린 '원조 에이스' 이재학과 2017시즌 이닝이터 면모를 뽐낸 장현식, '좌완' 구창모 존재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였다.

하지만 NC는 잇단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 조기 귀국한 장현식이 시작이었다. 시즌 시작 전부터 구상했던 '선발 라인업'이 꼬인 셈이었는데, 이후에도 NC는 권희동·박석민·임창민·모창민 등의 이탈을 지켜봐야 했다. 부상과 별개로 일부 선수 부진도 이어졌다. 2017시즌 테임즈 빈자리를 메웠던 스크럭스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고 베렛은 부진을 거듭하다 2군행을 통보받았다. 1선발 왕웨이중도 체력 저하로 1군을 이탈해야 했다. 온전치 않은 전력·경기력은 곧 결과로 이어졌다. 팀은 최다 연패 타이인 9연패 수렁에 빠지더니 5월에는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6월 들어 충격적인 소식까지 안았다. 창단 때부터 NC를 이끌어온 김경문 감독의 중도 하차가 결정난 것이다. 우승 트로피는 없지만 거의 매 시즌 팬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했던 김 감독은 씁쓸한 이별을 해야만 했다.

유영준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후반기 들어서도 NC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선수들은 건강을 되찾았지만 경기력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선발 마운드는 후반기 리그 최하위권인 262.2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며 불펜 부담을 키웠다. 후반기 타율 0.279를 기록한 타선은 기복이 심했다. 9월 한때 NC는 7연승을 달리며 '고춧가루 부대'로 맹위를 떨치기도 했지만 좋은 흐름을 끝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 2018년 10월 25일 NC 제2대 감독 취임식에서 이동욱 신임 감독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2018년 10월 25일 NC 제2대 감독 취임식에서 이동욱 신임 감독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창단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NC 아픔은 곧 강력한 보강·도약 의지와 통 큰 투자로 이어졌다. 데이터 야구에 밝은 이동욱 전 수비코치를 새 감독으로 임명하며 변화 불씨를 지핀 NC는 새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 버틀러에 이어 'FA 최대어' 양의지를 품었다. '포수난'을 완벽히 씻으며 단번에 리그 상위권 전력을 갖추게 된 셈이었다.

NC는 새 야구장 이사까지 앞두며 지난 7년에 이은 '구단 제2막'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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