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섬 모노레일 오늘 준공식
한 달여 시범운행 후 상업 운전

통영시가 섬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추진한 통영 욕지섬 모노레일 설치공사가 마무리돼 오늘(30일) 준공한다. 시는 욕지섬 모노레일이 지역 주민 소득증대에 이바지하는 등 침체에 빠진 통영 관광산업을 되살릴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비 117억 원이 투입돼 2017년 5월 첫 삽을 뜬 이 사업은 욕지면 동항리 천왕산 대기봉 일원까지 왕복 2㎞를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내리게 된다.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27일 미리 가봤다.

◇상부 승강장 전망대서 바라본 한려수도 비경 = 8인승 차량(모노레일카)이 하부 승강장을 빠져나오자 바로 급경사를 오른다. 몸이 뒤로 쏠리면서 비명이 새어나온다. 궤도를 오르는 차량 특유의 덜컥거림이 느껴진다. 34도 높이의 가파른 경사지와 평지를 몇 번 지나니 커브길에 차량 옆으로 바위가 툭 튀어나온다. 훼손을 줄이고자 바위를 살리다 보니 차량과 너무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편도 1㎞를 17분쯤 오르니 355m 대기봉 인근 상부역이다. 덱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니 한쪽으로는 통영 앞바다에 떠 있는 올망졸망 섬의 전경이, 반대편엔 한려수도 비경이 눈에 들어온다.

함께 시승을 한 관광객 김은숙(김해시 삼계동) 씨는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오니까 욕지도 전체가 한눈에 보이고, 먼바다 작은 섬까지 다 보여 풍경이 정말 멋지다"고 감탄한다. 김 씨는 "이용료가 1만 원 정도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30일 준공식을 하는 욕지섬 모노레일. 상부역에 다다른 모노레일카 뒤로 올망졸망한 통영앞바다 섬들이 보인다. /하청일 기자
▲ 30일 준공식을 하는 욕지섬 모노레일. 상부역에 다다른 모노레일카 뒤로 올망졸망한 통영앞바다 섬들이 보인다. /하청일 기자

◇차량 옆면 개방형 구조, 보완점도 많은 듯 = 문제는 차량이었다. 가뜩이나 바람이 많은 욕지도인 데다 시승을 한 이날도 가랑비가 내렸는데 차량 바깥쪽으로는 비가 그대로 들이쳤다. 시 관계자는 개방형과 창문형을 두고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통영 비경을 즐기도록 하려면 개방형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해 그렇게 결정됐단다. 개방형이라 더위와 추위를 막을 냉난방 시설은 당연히 없었다.

유리창이 없다 보니 사고 위험에도 노출되기 십상이었다. 바위 옆을 지날 땐 안내방송을 한다고 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얼굴을 부딪칠 위험이 충분했다. 상부역 내리막길에 있는 기둥도 마찬가지였다. 창에 발을 얹은 채 출발하거나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가 순간 얼굴을 내민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안전띠도 위험해 보였다. 차량에는 허리만 감는 안전띠가 설치돼 있었는데 급경사인 내리막길에서는 몸이 앞으로 쏠리다 보니 어린이는 빠질 위험이 있어 보였다. 안전 바는 아니더라도 어깨를 감싸는 안전띠가 필요해 보였다. 개방형이어서 운행 중 승객이 손을 밖으로 내밀어 문을 열 수도 있어 잠금장치 개선 등도 필요해 보였다.

◇준공식 이후 시험운행 거쳐 올 연말께 상업운전 시작 = 시는 준공식을 마치면 한 달여 동안 시험운행을 하게 된다고 했다. 시험운전에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올말쯤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재 차량은 5대가 준비됐으며, 향후 10대를 운행하게 된다.

운영은 통영관광개발공사가 맡는다. 하지만, 공사 측은 시운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으로 운영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시 출자기관으로서 드러내 놓고 반발할 수 없는 데다 자칫 지적된 문제점들로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책임만 떠안아야 해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는 30일 오전 11시 하부승강장에서 출향인과 욕지면민 등 500여 명을 초청해 준공식을 한다. 이런저런 우려를 딛고 모노레일이 관광객을 모으는 촉매제가 될지 통영시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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