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2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주전 부재 속 '잇몸야구'성과

NC다이노스가 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다.

지난 24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7 무승부를 거둔 NC는 그 결과로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5강을 확정 지었다.

경기 후 NC 이동욱 감독은 "모든 선수·코치진이 함께 노력한 덕분"이라며 "지난해 꼴찌를 하면서 선수들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었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하고자 하는 마음이 다들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욱 감독은 올 시즌 '승부처'가 된 몇몇 일과 선수를 뽑기도 했다.

이 감독은 가장 먼저 주축 선수 부상 공백을 잘 메워준 다른 선수 공로를 추켜세웠다.

올해 NC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크고 작은 공백에 신음했다. 박민우·나성범은 시즌 개막 전 당한 부상으로 시작을 함께하지 못했고 시즌 초반 절정의 타격감을 보인 모창민은 이들이 돌아올 때쯤 부상을 당했다. 마운드에서는 구창모·이재학 등 선발 자원이 팀을 이탈했고 박석민·베탄코트도 꽤 긴 시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부활 조짐을 보이던 베테랑 박석민 부상과 안정적인 수비력이 돋보이는 김성욱 이탈도 뼈아팠다.

▲ NC 김태진./경남도민일보 DB
▲ NC 김태진./경남도민일보 DB

이때 빛을 발한 게 대체 선수들이다. 시즌 초 박민우·모창민 부상 공백은 이상호·김태진이 확실히 메웠다. 이상호는 3~4월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태진은 빠른 발과 좋은 컨택 능력을 바탕으로 시즌을 거치며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퓨처스리그 타격왕 출신인 김태진은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시즌 내 꾸준한 타격감을 선보이며 25일 기준 119경기 102안타 5홈런 46타점 타율 0.282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외야·내야 가리지 않는,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멀티 능력 덕에 팀에 유연성을 더하며 5강행을 이끌었다.

▲ NC 박진우./경남도민일보 DB
▲ NC 박진우./경남도민일보 DB

마운드에서는 박진우·김영규가 존재감을 뽐냈다. 이 중 김영규는 3~4월 선발 4승을 거두며 마운드 '신구 조화'의 중심이 됐고 박진우는 7월까지 선발로 출전하며 18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4.04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박진우는 프리드릭 합류 후 구원으로 보직을 변경, 25일 기준 후반기 20경기에서 31.1이닝을 소화며 4승 3홀드 평균자책점 0.29를 기록하며 '믿을맨'으로 도약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와 이명기 합류도 빼놓을 수 없는 '승부처'였다.

프리드릭과 스몰린스키, 이명기가 합류한 7월 초를 기점으로 NC는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명기는 팀에 기동력을 더하고 외야 수비를 단단하게 했다. 나성범 공백을 충실히 메운 이명기는 NC로 이적하고 나서 25일 기준 61안타 1홈런 14타점 25득점 9도루 타율 0.299 출루율 0.360을 남기며 베테랑 면모를 뽐냈다.

프리드릭은 복덩이였다. NC 합류 후 선발 3연승을 달리며 'KBO리그 연착륙'을 알린 프리드릭은 이후 일부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매 경기 팀이 바라던 이닝이터 역할을 확실히 해 줬다. 25일 기준 성적은 7승 4패 평균자책점 2.75. 그 과정에서 KBO리그 입성 후 첫 완봉승을 기록하기도 했던 프리드릭은 루친스키와 함께 원투펀치를 완성하며 '계산이 서는 야구'를 가능하게 했다.

▲ NC 스몰린스키. /경남도민일보DB
▲ NC 스몰린스키. /경남도민일보DB

스몰린스키는 열정적인 플레이로 팀에 힘을 보탰다. 25일 기준 기록은 197타수 46안타 9홈런 42타점 타율 0.234로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탄탄한 수비력과 주루 능력을 바탕으로 팀 '공격의 다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내야 땅볼을 치고도 1루로 전력 질주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하는 모습으로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이동욱 감독이 언급한 또 다른 승부처는 '양의지 영입'이다. 지난해 NC는 김태군의 군 입대로 생긴 포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면서 리그 꼴찌 수모를 겪었다. 양의지 영입은 NC가 안은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팀 중심타자이자 리그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가 공수 양면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NC는 가을야구를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양의지는 타율, 장타율, 출루율 등 타격 세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리그 MVP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고 팀은 백업포수 김형준과 젊은 투수 성장까지 이루게 되면서 한층 더 단단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동욱 감독은 "양의지 합류로 팀의 마이너스 부분이 플러스로 완전히 바뀌었다"며 "가을야구 진출에는 양의지 영입이 가장 크게 작용한 듯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 '에이스' 루친스키의 꾸준한 호투와 군 전역 선수들의 연착륙, 추석 연휴 치른 KT전 완승, 주장 박민우 리더십, 이재학·구창모 등 토종 마운드 부활 등도 NC의 가을야구를 있게 한 '승부처'다. 여기에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이동욱 감독 리더십까지 더해지면서 NC는 다시 한 번 '강팀 면모'를 뽐낼 수 있게 됐다.

이동욱 감독은 앞서 "주축 선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활약하며 팀을 이끌어줬다. 시즌 중간 용병을 교체한 프런트 결정에도 감사한 마음"이라며 스스로 참 행복한 감독이라 밝힌 바 있다. 하고자 하는 선수단 의지와 위기를 기회를 바꾼 승부처·리더십 덕에 가을무대를 밝게 된 NC의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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