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대암마을 유병률 높아 도내 첫 치매안심마을 시범운영
통영시 관리 사각지대 전수조사…도서지역 홀몸어르신 지원 강화

경남형 치매관리모델을 시·군에서 구체화하는 핵심기관은 '치매안심센터'다.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어르신과 가족 상담, 조기검진, 서비스 연계, 1 대 1 맞춤형 사례관리 등 치매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구체적으로 어르신 인지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치매조기검진·등록관리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치매가족상담, 가족교실, 자조모임, 가족카페 등을 운영하며 치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정서적 교류를 돕고 대상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배회가능 어르신 인식표·치매치료관리비 지원·조호물품 대여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무엇보다 중요한 치매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홍보 활동을 펼치는 일도 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재 경남에는 광역치매센터를 비롯해 20개 시·군에 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창원·산청 등 2곳은 상담·필수 프로그램 중심으로 임시운영 중이며, 나머지 센터는 정상운영하고 있다. 경남도는 올해 말까지 모든 시·군 센터를 정상운영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남형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치매안심센터와 함께 경남형 노인복지를 위해 추진하는 '어르신센터'도 신설한다. 경남형 치매관리사업 전달체계 1단계를 담당하는 어르신센터는 치매노인을 조기에 발견해 치매안심센터로 연계,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이다. 경남도는 올해 창원·김해·진주·양산·함안·하동·산청 등 7곳으로 시작으로 내년 7곳, 2021년까지 20개 시·군 모두 설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경남형 치매관리모델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하나 둘 이뤄지고 있지만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사업 발굴이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큰 틀에서 농촌과 도시라는 특성은 물론 시·군마다 가진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경남형 모델이 지역에서 맞춤형 사업으로 뿌리내릴 가능성을 함안·통영 사례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 함안군은 치매안심마을 기억지킴이를 올해부터 '치매파트너 자원봉사자 양성 사업'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함안군
▲ 함안군은 치매안심마을 기억지킴이를 올해부터 '치매파트너 자원봉사자 양성 사업'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함안군

◇함안, 치매파트너 자원봉사자 양성 = 2017년 7월 함안군 대암마을은 도내에서 처음으로 '치매안심마을(기억채움마을)'을 시범운영해왔다. 치매 환자와 가족이 고립되지 않고 지역에서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이번 사업은 치매 어르신 스스로 존엄성을 유지하며 일상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함안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많고 치매환자 비율이 높은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 설명회와 교육을 거쳐 신청 마을 가운데 대암마을을 선정했다. 대암마을은 입사·능곡·대암 3개 부락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며 84가구 154명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치매 어르신은 20여 명이다.

사업 선정 후 함안군은 마을 대표 4명을 '기억지킴이'로 위촉했다. 기억지킴이는 마을 운영에 참여하며, 치매 어르신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을 파악해 지자체와 함께 해결책을 찾는 역할을 맡는다.

기억지킴이 황순희(47) 씨는 "치매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어르신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변화를 느낄 수 있다"며 "하지만, 어르신들이 남자와 여자가 함께 교육받는 것을 꺼려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안군 관계자는 "치매안심마을로 운영하는 지역 대부분 치매 어르신뿐만 아니라 고령자가 많은 농촌이어서 기반시설이 열악하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며 "운영비와 인건비 중심으로 지원하는 치매사업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어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민·관이 함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함안군이 추진하는 '치매파트너 자원봉사단'으로 이어졌다.

함안군은 이달부터 치매파트너 자원봉사자 양성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을 마치면 '우리마을 치매파트너 자원봉사자'로 위촉해 주민 스스로 지역사회 편견을 없애고 예방 활동에 참여하는 등 치매 걱정 없는 행복한 함안 만들기를 함께한다. 치매안심마을 운영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군 전체로 넓혀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참여 사업으로 확대, 변화를 이끌겠다는 것이 함안군 생각이다.

▲ 통영시는 치매선별검사 전수조사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도서지역을 위한 '섬마을로 찾아가는 치매예방·관리사업'을 하고 있다. /통영시
▲ 통영시는 치매선별검사 전수조사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도서지역을 위한 '섬마을로 찾아가는 치매예방·관리사업'을 하고 있다. /통영시

◇통영, 치매사각지대 '섬마을 프로그램' 운영 = 통영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선별검사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치매 전담부서인 '건강치매정책과'를 신설했다. 통영시가 치매 문제에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배경은 전국은 물론 경남에서도 노인인구 비율과 노령화 지수가 높다는 사실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노인인구 가운데 기초수급자·저소득층이 전체 가구 10%를 차지하고, 홀몸어르신 비율이 28.5%로 나타나 건강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을 대상으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치매선별검사 전수조사는 치매조기발견과 치매관리사업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지역 맞춤형 정책을 개발하려는 취지다. 8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통영시는 읍·면·동별, 증상별 치매환자현황을 파악해 지역맞춤형 치매관리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도서지역 치매예방·관리사업'은 사각지대에 놓인 도서지역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했다. 전수조사에서도 도서지역은 수검률이 평균 28%에 그칠 정도로 접근이 어려웠다.

통영은 유인도 41곳·무인도 529곳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 경남에서 가장 많은 섬을 갖고 있다. 유인도 인구는 전체 인구 5.2%를 차지하고 평균 노인인구 비율이 40.6%로 전체 노인인구 비율 17.1%보다 월등하게 높다. 그동안 도서지역에는 보건지소·진료소, 병원선 운영 등을 통해 공공의료서비스를 지원해 왔지만 민간 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들 노인인구는 상대적으로 소외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통영시는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인력을 신규 채용해 추가 전수조사를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또한, 소규모 섬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치매예방교실을 운영하고, 연극·홍보물 등을 통한 치매인식개선 교육·홍보사업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춰 예산과 인력을 편성해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노력인 셈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통해 치매예방은 중장년층부터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특히, 도서지역 홀몸어르신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치매예방 홍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수치로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이동지원팀을 신설하고 방문서비스 프로그램을 확대해 주기적인 치매예방·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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