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 물량 적은 일선 정육점
도매가 급등에 판매가 인상
확진·의심 잇따라 가격 불안

23일 김포에서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난 가운데 돼지고기 도매가에 이어 소매가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잠복기가 최대 19일인 만큼 가격 불안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축산물 공판장과 도매시장 12곳에서 조사한 돼지고기 도매가는 1㎏ 기준 16일 4403원, 17일 5838원, 18일 6201원으로 급등한 후 19일 5828원, 20일 5017원으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전국적으로 이동중지명령이 발령됨에 따라 일시적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추가로 발생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가운데 세 번째 발병 사례가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축 신고를 한 경기도 김포의 한 돼지농장에 대해 정밀검사를 한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고 이날 늦게 밝혔다. 이 농가는 파주시·연천군에 이어 세 번째 발병 사례이자, 한강 이남에서 발생한 첫 사례가 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 23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한 양돈농장 앞에서 방역 차량이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23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한 양돈농장 앞에서 방역 차량이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돼지고기 도매가도 널뛰기를 반복하는 상황. 23일 오후 4시 현재 돼지고기 도매가는 1㎏ 기준 4892원이지만 수도권에만 한정할 경우 5500원으로 20일 5327원에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가도 오르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45곳에서 조사한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100g 기준 16일 2013원, 17일 2029원, 18일 2044원, 19일 2103원까지 올랐다가 20일 2092원으로 내려갔다.

대형마트 등은 자체적으로 1∼2주 정도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서 소비자가격에 바로 영향을 주지 않지만 축산물직거래장터를 포함해 일선 정육점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을 올린 모습이다. 16일 이후 도매가로 구입한 물량을 팔기 때문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 대광축산물직거래장터 업주 김은옥(54) 씨는 "지난주까지 삼겹살 100g을 1667원에 팔았지만 오늘(23일)부터 1917원에 팔고 있다"며 "기존 비축해둔 물량이 다 떨어지고 16일 이후 도매로 구매한 고기를 팔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가 23일 김해축산물공판장에서 구매한 돼지고기 도매가는 1㎏ 기준 약 5400원이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지속돼 도매가가 더 오를 경우 소비자가격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지나간 23일 전국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소독활동을 펼쳤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3주간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의 고비이며 분수령이 될 것이다"며 "축산인은 방역조치를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인식으로 농장에 출입하려는 차량과 사람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한편 소독 요령에 따라 매일 축사 내외부를 소독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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