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호 태풍 '타파(TAPAH)'로 경남지역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침수피해가 잦았던 창원시 진해구 용원지역 상인과 주민들은 긴장했다.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의창수협 인근 해안가 상인들은 22일 오전부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용원지역은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2012년 산바, 2016년 차바 등 태풍 때 만조와 겹쳐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봤던 곳이다. 이날은 일요일인 만큼 대부분 상가는 문을 닫고 있었으나 몇몇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용원지역 곳곳 도로에는 바람에 날린 쓰레기나 나뭇잎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다.

한 상인은 태풍이나 비가 많이 오면 걱정이 계속된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안가 바로 앞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태풍 차바 때는 딱 3번 파도가 치니 가게 앞마당이 잠겼다. 그러더니 이내 가게 안쪽이 어른 가슴 높이까지 물에 잠겼다. 이곳은 모래주머니 몇개로 침수를 막을 수 없다. 밤새 가게를 지킬 예정"이라며 "이곳은 상습침수구역이라고 보험사가 보험 가입도 받아주지 않는다. 비가 많이 오고 만조가 겹치면 매번 가슴을 졸이고 있다. 정부와 창원시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해 용원지역은 2016년 태풍 차바 피해 이후 상습 침수 방지대책으로 창원시가 배수갑문 설치를 추진 중이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다른 상인은 "오후 2시가 만조인데, 물이 넘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변 점검을 하고 있던 진해구청 관계자도 "침수에 대비해 물막이를 설치해놓고 점검하고 있다. 침수가 발생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진해구 용원서로39번길은 차량 통행이 통제돼 있었다. 이곳에는 상가가 밀집돼 있었고, 간판이 많았다. 한 주민은 떨어진 간판을 직접 치우고 있었다. 창원소방본부는 이곳에 통제선을 설치했다. 운전자들은 통제선을 보지 못하고 진입했다가 차를 돌려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날 저지대로 상습 침수지역으로 꼽히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지역에서는 지하주차장에 물막이판을 설치하거나 모래주머니를 쌓는 모습이 잇따랐다.

창원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모두 119건 안전조치를 했다. 이 가운데 112건이 진해구, 특히 용원동만 24건이었다. 용원동 한 모텔 지하주차장에서 1t가량 물을 빼냈다. 또 강풍에 간판이나 현수막, 건물 외벽 마감재 등이 떨어지거나 추락하려해 안전조치를 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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