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원시 사회복지과에서 만든 '창원시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제안서란 제호를 보면서 참으로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넘어 분노마저 느낀다.

기미년 독립운동 가운데 남북한을 통틀어 4대 의거에 속하고 남한에서 '수원 제암리 사건'과 더불어 2대 독립운동에 속하는 것이 바로 '삼진독립의거'다.

이는 일찍이 저명한 사학자들이 표명한 바 있다. 이는 1979년 2월 나온 <부산·경남 삼일운동사>에 잘 나와 있다.

당시 수원군에는 송산·사강·중송리·발안·고주리·수촌리·석포리·우정면·어은리·화산리·화수리 등에서 수많은 독립운동이 있었다. 그럼에도 유독 제암리 학살사건만 부각해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으로 성역화하고 공원화한 것은 사건을 차별화하여 국민에게 더 부각하고 후대에 교훈을 주기 위함이었다.

화성시(당시 수원군)는 경기도지사가 앞장서서 지난 1983년부터 1만 2000㎡에 달하는 광활한 터에 전시장, 시청각실, 순국기념탑, 제1·2 전시관, 조형물, 정신교육관, 운동순국기념탑, 그리고 순국묘지 등을 잘 조성해 왔다.

현재는 외국어 가능한 문화관광해설사 7명까지 상시로 두고 내외국인 관람객을 대상으로 안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진독립의거는 한참 늦게 인제야 성역화를 추진하려는 시작 단계이다.

그런데 어설프게 지역 안배랍시고 지금처럼 '창원시독립기념관'이라고 한다면, 전국 226개 시·군에서 너도나도 중앙 부처에 같은 요구를 할 것은 명약관화한 노릇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도 형평성 문제 때문에 창원에만 특혜를 주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구 총독부 비밀문서에 따르면 1919년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남북한을 통틀어 만세운동이 일어난 장소만 모두 618곳이다. 횟수로는 모두 747회이다.

이렇게 많은 만세운동 가운데 사학자들이 4대 운동으로 꼽은 것이 바로 '창원삼진독립의거'이다.

다른 지역을 포함해 삼진독립의거의 역사적 중요성을 희석시키는 우를 범하여 그렇지 않아도 어렵고 늦게 시작한 성역화 사업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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