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용 가스터빈 과제 주도
현재 제조 공정 95% 수준
연내 사내 성능시험 돌입

두산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 발전용 가스터빈이 국산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관련기사 1면

두산중공업은 19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문승욱 경남도 경제부지사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의 제작완료 행사를 개최했다.

현재 제조 공정 약 95% 수준으로 연내 사내 성능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험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개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부품 수만 4만여 개에 달해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린다.

마하 1.3~1.4의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1500도 이상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초내열 합금 소재가 핵심 기술이다. 또 복잡한 형상의 고온 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 능력, 대량의 공기를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 기술 등을 필요로 한다.

이광열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개발·설계 상무는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며 "두산중공업의 핵심부품과 협력업체 협업을 통해 설계자립화는 100%, 정밀 주조 부품 국산화율은 93%의 한국형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실 가스터빈은 두산중공업의 숙원사업이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분야 대부분의 원천 기술을 보유했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가스터빈 제작기술은 확보하지 못했었다. 가스터빈 제작기술은 GE, 지멘스, 안살도, 미쓰비시 4개 해외업체만이 갖고 있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두산중공업은 어렵고 까다로운 가스터빈을 개발하는 대신 이 기술을 가진 이탈리아 회사인 안살도 에네르기아를 인수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던 일화도 공개했다.

▲ 두산중공업이 19일 국책과제로 수행해 온 '발전용 고효율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완료하고, 한국형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최종조립 기념행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기관, 발전사, 대학, 연구소 및 관련 업체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창원시
▲ 두산중공업이 19일 국책과제로 수행해 온 '발전용 고효율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완료하고, 한국형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최종조립 기념행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기관, 발전사, 대학, 연구소 및 관련 업체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창원시

목진원 파워서비스BG 부사장은 "2013년 초에 안살도와 M&A를 하려고 했지만 이탈리아 정부에서 전략자산을 다른 나라에 넘길 수 없다고 결정해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두산중공업은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개발에 나섰다. 지난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해외 제품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적으로 진행한 과제다.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가 약 600억 원을 투자했고, 두산중공업은 자체적으로 총 1조 원 규모 연구개발비를 투자 중이다. 21개의 국내 대학, 4개의 정부 출연연구소, 13개 중소·중견 기업과 발전사가 함께하고 있어 산·학·연 협력 기술 개발의 성공적 표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목진원 부사장은 "2차대전 때 제트엔진을 만들어보지 못한 국가에서 가스터빈을 개발하는 것은 다들 불가능하다고 했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이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한국형 모델을 생산한 의미 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S1' 모델은 단순 효율 40%, 복합 효율 62%로 미국·독일 등에 뒤지지 않는다.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하는 가스터빈 149기는 전량 해외 기업 제품이다. 이 상무는 "2030년까지 신규 복합발전소에 한국형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약 10조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설계를 마친 후속 모델 'S2'는 380㎿급으로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두산중공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가스터빈 S1은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는 500㎿급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돼 2023년 상업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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