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12곳 결식아동 발길 없어
업체 "프로젝트 홍보 필요"
창원시 "누리집에 별도 게시"

"결식아동들이 많이 찾아와야 우리도 힘이 날 텐데요. 석 달째 한 명도 찾지를 않으니 '선한 영향력' 스티커를 그대로 붙이고 있어도 되는지 고민이 됩니다."

결식 아동에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한 영향력'이 경남으로 확산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좋은 취지로 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결식 아동에게까지 정보가 닿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는 두 달여 만에 도내 12곳을 포함해 전국 248곳이 동참하고 있다. 현재 12차 모집 중이며, '선한 영향력' 스티커가 붙은 가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상이 되는 결식아동 발길이 거의 없다.

홍순천(37) 좋아서하는사진관 대표는 "식당처럼 많은 사람이 오가는 업종이 아니다 보니 전파가 더디다. 학생증에 필요한 증명사진만 해도 두 끼 밥값이다. 답답한 마음에 주민센터를 찾을 계획이지만 괜한 오해를 살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동준(46) 버거인뉴욕 창원점 대표 역시 7월부터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지만, 결식 아동에게 알릴 방법을 못 찾고 있다.

이 대표는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선향 영향력 프로젝트 참여 가게라는 것을 알리고 있지만, 결식아동들이 검색해서 찾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한다 해도 업체명만 소개돼 무료 제공한다는 취지가 알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8년 기준, 아동급식지원사업 대상자는 도내 2만 9000여 명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한부모 가구 자녀 등 결식우려 아동을 대상으로 아동급식 전자카드·상품권을 발급하고 있다.

아동은 학기 중에는 토·공휴일 저녁, 방학 중에는 점심을 가맹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 아동급식지원 가맹점 신청(접수)·등록·관리는 시·군에서 맡고 있다.

선향 영향력 가게가 집중된 창원시에서 아동급식전자카드를 이용하는 아동은 4900여 명이다. 대형 편의점 대부분은 카드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고, 음식점(동네 제과점 포함)과 마트는 415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 시는 카드 뒷면에 가맹점을 조회할 수 있는 누리집 주소를 적어 홍보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 동참 업체를 결식 아동에게 직접적으로 알려줄 수는 없을까?

도 여성가족정책관실은 "아동급식지원사업은 시·군 이양 사업으로 도는 결식아동에 대한 정보가 없다. 결식 아동에게 혜택이 많은 만큼 누리집 팝업창으로 홍보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아동급식전자카드 가맹점을 알리는 누리집에 별도 공지사항으로 게시하기로 했다.

시 보육청소년과는 "좋은 취지는 알지만 특정 가게 이용을 결식아동들에게 직접적으로 문자 등 알림을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매월 카드 충전 금액과 사용 가능한 금액만 따로 알림을 하고 학교를 통해 가맹점 이용 방법 등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개인 정보 보호와 특정업체 홍보를 우려하지만, 결식 아동에게만 무료 혜택을 알리는 것에 문제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는 가맹점 조회 누리집에 별도로 게시할 계획이다. 시 보육청소년과 관계자는 "누리집 관리 업체에 문의한 결과 공지사항으로 별도 게시할 수 있다는 답변을 얻어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 가게는 가맹점과 달라 누리집 내 별도로 공지해 결식 아동들이 알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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