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11차 공판…김 "존재도 몰라"
드루킹 "뚫어지게 쳐다봐"

김경수 도지사 측과 이른바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필명 드루킹) 씨가 법정에서 대면해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김 지사는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1차 공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재판 과정에서 누차 밝혀왔고 또 진실한 과정을 밝혀가고 있지만 킹크랩(댓글조작 프로그램) 시연을 본 적이 결코 없다"며 "더군다나 한두 번 본 사람들과 불법을 공모했다는 게 말이 안되지 않나"고 거듭 주장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드루킹 사건'에 연루돼 1심 유죄 선고를 받은 김 지사 재판의 핵심 쟁점은 지난 2016년 11월 9일 경기도 파주 드루킹 측 사무실에서 있었다는 '킹크랩 시연회' 김 지사 참석 여부다.

김 지사는 이날 "만일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 게 사실이면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면서도 자신은 킹크랩 시연은커녕 킹크랩의 존재 및 사용 등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드루킹 김 씨의 설명은 그러나 여전히 달랐다. 김 씨는 김 지사가 당시 시연회에 사용된 휴대전화를 어떻게 봤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앞에다 놓고 뚫어지게 쳐다봤다"며 "그날(2016년 11월 9일) 김 지사가 계속 '늦는다'고 문자를 보내서 저희는 오후 6시 30분에 식사를 했고, 식사를 마칠 때인 6시 50분께 김 지사가 와 맞이했다. 그 후 김 의원과 이야기하고 홀로 들어가 차 한잔 마신 뒤에 브리핑을 시작했다"고 했다.

▲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씨는 또 "2016년 9월 킹크랩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미 김 지사에게) 보고했었다"며 "그날 김 지사가 나가면서 '아니 뭘 이렇게 보여주고 그래'라고 해 보고하지 말고 알아서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김 지사가 킹크랩 자체를 인식한 순간에 허락을 구한 것과 다름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은 문제의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 수행비서 위치기록이 담긴 '구글 타임라인'과 닭갈비 결제 영수증 등을 근거로 당시 김 지사가 드루킹 측과 함께 식사를 했고 이후 별도의 브리핑까지 진행된 만큼 킹크랩 시연을 하거나 참관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맞서고 있다.

드루킹 김 씨는 2016년 9월과 11월 김 지사 파주 방문 때 식사 여부와 관련해 오락가락한다는 김 지사 변호인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두 번 다 식사를 했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김 지사가 같이 먹었는지는 기억이 안 났다. 수사를 받다가 기억이 났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또 김 씨가 '둘리' 우모 씨에게 킹크랩 시연을 지시한 시점이 특검 수사와 재판 때 바뀐 점, 김 지사가 킹크랩 개발을 허락했을 때 상황이 모호한 점, 시연회에 함께한 드루킹과 둘리 우 씨의 기억이 일부 다른 점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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