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시대 신성장 동력
세계 5번째 기술 보유 눈앞
10조원 수입 대체효과 기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경영난을 겪는 한국 대표 원전기업인 두산중공업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두산중공업은 2030년까지 신규 복합발전소에 한국형 가스터빈을 사용하게 되면 약 10조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18일 창원공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초도품 최종 조립행사를 개최하고, 19일 기념행사를 열었다.

2013년부터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국산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지 6년 만이다. 주력인 원전 사업이 탈원전에 막히면서 잔뜩 웅크려있던 두산중은 18일 국내 취재진을 대거 초청해 현장을 공개하며 새로운 포트폴리오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두산중은 자체적으로 1조 원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었다. 현재 제조 공정은 약 95% 수준이며, 올해 안에 사내 성능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성능 테스트를 통과하면 한국은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에 이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다섯 번째 국가가 된다. 두산중공업이 이번에 개발한 가스터빈 한 개의 발전용량은 270㎿로 25만 가구에 전력을 보급할 수 있다.

▲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을 중장기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키우고자 매진하고 있다.

창원 공장과 미국 플로리다, 스위스 바덴에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별도의 R&D센터를 설립했고, 1000억 원을 투자해 창원 본사에 정격부하(Full Speed Full Load) 시험장도 준공했다. 이곳에서는 3000개 이상의 센서를 통해 가스터빈의 진동, 응력, 압력, 유체와 금속 온도를 모니터링하는 등 종합적인 성능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국책과제와 별도로 최신 사양의 가스터빈 개발을 병행함으로써 선진기술을 확보한 글로벌 3사(미국 GE, 독일 지멘스, 일본 MHPS)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의 가스터빈 제조사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는 가스터빈 총 149기는 모두 해외 기업 제품이다. 2030년까지 건설 예정인 18GW 국내 신규 복합발전소와 202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하는 432GW 가스터빈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두산중공업은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이 연매출 3조 원, 연 3만 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해 매우 중대한 결실을 맺게 됐다"면서"이번 가스터빈 개발은 국내 230여 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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