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가야리 유적에 깊은 관심·애정
국가사적 지정 눈앞…역사문화도시로

아라가야 왕궁지로 추정해 오던 가야리 유적이 조만간 국가사적 지정을 앞두고 있다. 가야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뿌듯하게 생각한다.

함안군이 추진한 가야리 유적이 사적으로 지정되면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가야사 연구복원사업 중 가야시대의 왕궁과 관련된 실체를 확인해 나가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함안은 말이산 고분군의 전신인 도항리 고분군, 말산리 고분군, 그리고 성산산성이 1963년 1월 21일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이는 일제강점기 고적 조사 자료를 토대로 국가에서 지정한 것이기에 자치단체의 신청에 의한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이에 대해 우선 정재숙 문화재청장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아라가야의 고도' 함안이 눈부신 발굴 성과를 거둔 것은 정 청장의 가야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가야리 유적 사적 지정은 지역민의 동참 속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아라가야의 부활을 꿈꾸는 지역 숙원을 해소하는 특별한 계기가 될 것이기에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한때 농업과 공업의 병진을 주창하던 함안군은 이제 역사문화도시로의 성장과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고, 이번 사적 지정은 그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말이산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나 가야리 유적의 사적 지정만으로 함안군이 역사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할 수는 없다.

함안군은 기존에 사적으로 지정된 유적 외에도 가야를 대표할 수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더 갖추고 있다.

천제산 일원 가야시대 토기생산유적은 그 규모나 보존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적이다. 현재까지 12곳의 가마터가 밝혀진 가운데, 발굴 조사된 2곳의 우거리 가마터를 통해 아라가야의 찬란했던 토기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유일 가야시대 산성으로 인정받는 안곡산성도 그 의미가 크다. 14개에 달하는 함안의 산성 중에서도 아라가야의 산성 축조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유적이기 때문이다.

이참에 한 가지 제언을 하자면, 천제산 일원 토기생산유적과 안곡산성도 사적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야를 대표하는 토기생산유적과 산성으로 손색이 없을뿐더러 가야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재 함안군에서는 두 유적에 대해 경남도 문화재 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지정 후에는 추가적인 조사와 학술대회를 거쳐 유적의 성격을 규명하고 향후 지속적인 보존관리를 통해 사적 승격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남문외 고분군(도기념물 제226호)은 경남도의 2019년 사적 지정 대상사업에 선정되면서 추진된 발굴조사에서 가야문화권 최대 규모의 돌방무덤이 확인(6호분)되는 성과가 있었다. 이런 훌륭한 유적들이 있기에 함안은 아라가야를 바탕으로 한 역사문화도시를 꿈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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