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웅남동서 도내 최초 개최
주민 200명 참석 관심 뜨거워

1992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도내에서 처음으로 창원 웅남동에서 주민총회가 열렸다. 지난 16일 밤 웅남동 행정복지센터 4층 대강당에는 주민 2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민주주의 시작은 주민자치이고, 주민자치의 시작은 주민총회라는 점에서 의미는 남달랐다. ▶17일 자 1면 보도

◇주민자치회, 주민중심으로 변화 '출발점' = 웅남동은 '창원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창원시 주민자치회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지난 7월 1일 웅남동주민자치회(회장 김상현)가 꾸려졌다. 창원시 주민자치회는 7월부터 9개 읍면동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단계적 확대를 거쳐 2021년에는 창원시 전 읍·면·동에 주민자치회가 출범할 예정이다.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와 명칭은 비슷하지만, 권한과 운영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주민자치위는 주민자치센터의 문화·복지·편익시설과 프로그램 등 운영과 읍·면·동 행정의 자문역할을 담당한다.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위가 담당하던 주민자치센터 운영 등 주민복지 기능 이외 실질적 공동체 생활자치 실현을 위해 주민화합과 발전을 위한 주민자치업무, 지방자치단체의 위탁업무 등도 담당한다.

주민총회와 주민자치회의 의미는 이날 '내빈 축사'에서도 오롯이 묻어났다. 이영호 성산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웅남동의 주인은 여러분이다.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발굴해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게 실질적인 주민자치"라며 "핵심은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거다.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돼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국회의원(창원 성산)은 "행정중심의 마을 살림살이에서 주민중심으로 변화되는 출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1948년 정부수립 이후 1961년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나기 전까지 동장을 직접 선출하던 때도 있었다. 주민자치회가 발전한다면 머지않아 다시 주민이 동장을 직접 선출하는 주민자치, 주민 참여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주민총회는 조례에 따라 주민자치회 위원 수의 3배수 이상이 정족수다. 웅남동은 주민자치위원 26명의 3배인 78명 이상이 정족수지만, 이날 성원보고 때에는 158명이 참석했다.

▲ 1992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도내에서 처음으로 창원 웅남동 주민총회가 열렸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1992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도내에서 처음으로 창원 웅남동 주민총회가 열렸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어수선한 분위기 속 진행 = 주민총회에서는 내년 주민자치회 운영계획을 비롯해 웅남동 행정사무 수탁 및 추진계획, 주민자치센터 운영 계획, 양곡소공원 체육시설 정비, 재해위험지구 꽃밭 조성, 웅남동 주민자치센터 청사 정비, 청소년 쉼터(청소년 회관) 조성 등 14개 사업을 안건으로 다루었다.

하지만, 총회 진행은 매끄럽지 않았다. 우선 총회에 올린 안건이 14건으로 부담스러웠고, 주민 대다수는 총회 안건을 잘 알지 못하는 듯했다. 당일 총회 사실을 알고 참석한 이들도 상당수였다. 이런 상태에서 안건을 설명하고, 토론을 거쳐 찬반을 결정하는 건 어려워 보였다.

이날 총회를 참관했던 김성호 창원시 자치행정과장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과장은 "총회 진행과 관련해서 시에서도 좀 더 조언을 드리고, 지원을 해야 했었는데,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주민자치위원회 때부터 해왔던 사업은 추인만 받으면 된다. 실질적인 총회 안건은 내년도 신설사업인 양곡소공원 체육시설 정비 등 4개였는데, 그중에서 어떤 사업으로 하면 더 합리적일지를 결정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총회 진행과 관련해서 앞으로 시 차원에서 더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현 자치회장도 "안건을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이 다소 부족해 총회에서 진통이 있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그래도 이처럼 많은 주민이 모여 의견을 나눈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창원시 주민총회는 성산구 성주동과 의창구 용지동이 오는 20일, 진해구 웅동2동이 21일, 마산합포구 진동면과 진해구 풍호동이 각각 25일에 열린다. 이어 10월 4일에 마산회원구 양덕2동, 10월 8일에 마산합포구 노산동, 10월 18일에 의창구 북면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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