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하듯 잔잔한 리듬으로
30대 들어서는 청춘 어루만져

2인조 인디밴드 '트레바리'가 최근 2집 앨범을 냈다. 지난 2017년 이후 2년 만이다.

트레바리는 순우리말로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충만(30·보컬·기타), 최지민(30·드럼) 씨는 그들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낸다.

앨범엔 총9곡이 담겼다. 그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만든 30곡 중 옥석을 가렸다. 1집이 날서고 정제되지 않은, 세상을 향한 딴죽걸기였다면 2집은 스스로에게 이죽거리며 허심탄회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노래로 채웠다. 청춘을 위한 다독거림이다.

타이틀곡은 '현관문'이다. 가사를 보면 20대서 30대로 넘어가는 사람들의 고민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그게 경제적 어려움일 수도 있고 허무함, 자괴감, 두려움일 수도 있다.

'후회는 젊음을 곱해 불어나고/ 스물 하고 아홉 개의 고지서는/ 현관문 앞에 쌓여만 가네/ 여전히 서 있네/ 어제의 내일로 미뤄둔 오늘의/ 스물 하고 아홉 개의 고지서는/ 현관문 앞에 쌓여만 가네/ 여전히 서 있네.'

트레바리는 20대에 대한 후회와 미련, 30대에 대한 두려움이 꼭 한 사람의 문제라고 말하지 않는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 같은 거라고 말한다.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안아주세요', '나비' 등 2집 전체가 편안하면서 서정성이 돋보인다. 잔잔하면서 마냥 우울하지 않은, 누군가가 옆에서 넋두리하듯 읊조린다.

이 씨는 "1집 곡을 쓸 때 사드반대 집회, 백남기 농민 사건 등이 일어났던 시기라 음악에 날이 서 있었다"며 "당시 곡이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세상 탓을 하는 느낌의 노래였다면 2집은 스스로의 삶을 향해 딴죽을 걸거나 이죽거리는 느낌으로 과거를 돌아봤다"고 말했다. 이 씨는 솔직히 고백했다. "사실, 20대를 되짚어보면서 스스로를 타자화하며 많이 깠다(?)"며 "인간으로서 부족한 부분, 모난 부분을 과감하게 드러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지난날들을 써내려간 일기장' 같다고 표현했다.

곡은 멤버 2명이 모두 작사·작곡했다. 앨범 재킷은 엉클밥의 신가람 작가 작품이다.

트레바리의 2집 앨범 공연은 11월 예정이다. 앨범은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 등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되며 멜론, 벅스 등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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