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왜 됐어요?"

아이들이 물었다.

기자가 어떤 일을 하고, 기사를 어떻게 쓰고, 기자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강의를 한 뒤 받은 질문이었다. 솔직히 내가 기자가 된 이유는 중학교 시절 텔레비전 속 바바리코트를 입은 영국 특파원 기자가 멋있어서였다.(사실 기자는 3D직업이다)

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운이 좋게 29살 늦은 나이에 기자가 됐다. 너무 좋아서 행복했다. 잘하고 싶었다. 첫 인터뷰를 하러 갈 때의 쿵쾅거림과 질문을 제대로 하는 게 맞는가에 대한 자기의심,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되새김, 독자들에게 내 기사가 쉽게,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 등을 하며 지냈다.

"기레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이들이 또 물었다.

1차적 책임은 언론사 종사자니 우선 미안했고 그런 이야기를 아이들로부터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사실, 지역지 기자로서 취재원에게, 시민에게 더 큰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

대뜸 '먹고살기는 한가요?' 묻거나, 제보자가 '지역신문 누가 보나요?'라고 말하거나, 기자회견장에서 신문기자가 와 있는데도 '방송국이 와야 하는데'라는 말을 듣는다. 이까지는 뭐 괜찮다. 하지만 더 큰 건 '지역지가 왜 서울지보다 지역이슈를 더 파고들지 못하느냐'라고 했을 때다. 할말이 없다.

한날 단골 수선집에 갔다. 아저씨가 내 얼굴 표정이 안 좋다고 했다. '요즘 일이 영 잘 안 되네요'라고 애써 웃음지었다.

"사람들은 가려운 곳을 속시원히 긁어주는 그런 기사를 원해. 그럼 보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봐."

갑자기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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