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중부서 신지영 경감·남편, 배등삼 씨 차량 무상정비

경로당에 무료 우유 배달을 하는 한 자원봉사자가 지역사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 경찰관 덕분에 낡은 차량을 무상으로 수리받게 됐다는 것이다.

배등삼(81) 경남동심초회 회장은 올해로 29년 된 그랜저를 타고 다니며 현재 고성(47곳)과 창원 중앙동(10곳) 등 경로당 57곳에 우유 배달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단종된 지 오래된 낡은 차량은 수리를 하려고 해도 부품이 없거나 비싸 어려움이 있었다. 다만, 우유 배달은 현재 자금난으로 하지 못하고 있고 추석 이후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배 회장은 "지난해 겨울에는 차량 히터가 안 돼서 우유 배달할 때 온몸이 꽁꽁 얼었었다"며 "알고 보니 히터가 고장 난 게 아니라 부품이 아예 없었다. 지금은 무료로 수리나 정비를 하고 있어서 오래된 차지만 쌩쌩하게 달린다. 모두 창원중부서 신지영 경감 덕분"이라고 했다. 배 회장은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지원정비공업사에서 차량을 무료로 수리·정비 받고 있다.

▲ 배등삼 경남동심초회 회장과 29년 된 그랜저. 배 회장은 그랜저를 몰고 경로당 우유 배달 봉사활동을 한다고 했다.  /김희곤 기자
▲ 배등삼 경남동심초회 회장과 29년 된 그랜저. 배 회장은 그랜저를 몰고 경로당 우유 배달 봉사활동을 한다고 했다. /김희곤 기자

신지영 경감은 배 회장의 사정을 듣고 도움을 줄 방법을 찾고자 했다. 배 회장이 적지 않은 나이에도 의욕을 가지고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그랜저에 애정을 갖고 있는데, 차량 수리라도 돕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마침 신 경감의 남편이 정비소 대표여서, 남편과 상의해 배 회장을 돕기로 했다. 신 경감은 "제가 특별히 뭘 해드린 것은 없다.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지원정비공업사 대표는 "한 2년 정도 오셨다. 그러다 지난해쯤 아내와 상의한 후, 회사 직원들에게 좀 더 신경 써달라고 부탁했다. 부품 수급이 어려운데 폐차장에서 다른 부품을 떼어온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무료로 수리·정비를 해주고 있다. 10여 차례 수리를 해줬다"며 "배 회장님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 돕자는 취지였다. 많이 못 도와 드려서 죄송할 뿐이다. 부품을 찾기가 어렵지만, 가능한 한 계속해서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 회장은 어렸을 적 아버지로부터 '배곯는 사람들을 도와주라'는 말을 계속해서 들었고, 실천하게 됐다고 했다. 배 회장은 1919년 고성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가 배만두(1896~1979년) 선생이 아버지라고 했다.

배 회장은 "각종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여러 독지가로부터 후원을 받아 18년째 경로당에 우유 배달을 하고 있다. 신 경감과 최 대표를 비롯해 지역사회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배 회장은 박성호 전 국회의원,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봉사활동에 도움을 많이 줬다며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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